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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시작해 영남서 매듭…李대통령 '메가투자 릴레이'에 담긴 셈법

2026.07.04 06:01

270조원…피지컬 AI 등 집중 투자
마지막 순회지 영남…지선 참패 의식
지지율 54%로 반등…"경제·민생" 견인
부울경선 "홀대론" 실현 가능성 검증 국면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데일리안 = 김수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에서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주재하며 나흘간의 권역별 순회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서남권·충청권을 거쳐 영남권까지, 대통령이 직접 지역을 돌며 대형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이번 릴레이에는 균형발전 명분과 정치적 셈법이 함께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영남권 투자 규모는 잠정 270조원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146조원, 피지컬 AI 13조원, 자동차·조선·우주항공 등 111조원이 배정됐다. 삼성전자·SK텔레콤·현대차·한화 등이 참석했다.

서남권이 반도체 전공정, 충청권이 후공정·바이오로 색깔을 잡은 데 이어 영남권은 반도체·AI 데이터센터에 로봇·자동차·조선 등 피지컬 AI 분야를 더한 구도다. 이 대통령은 우주항공을 영남의 새 먹거리로 지목하며 남해안 우주항공 산업 벨트 구축 구상도 밝혔다.

주목되는 대목은 순회 동선에 담긴 정치적 의도다. 최대 규모 투자가 호남(896조원)에 집중되며 불만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충청(392조원)·영남 릴레이로 물량 배분을 부각하며 편중 논란 차단에 나섰다.

특히 마지막 순회지를 영남으로 잡은 것은 6·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경남을 야당에 내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영남 주요 광역단체장을 대부분 놓쳤다. 최대 수혜지인 호남을 먼저 챙겨 지지 기반을 결집하고, 마지막에 영남을 배치해 상대적 소외감을 달래는 순서라는 것이다. 호남 결집과 영남 외연 확장을 동시에 노린 포석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순회 내내 편중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호남 투자를 겨냥한 야권 비판에 "지역 차별 운운하는 것 같은데,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량을 비교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충청권 보고회에서도 타 지역 반발을 '분열적 접근'으로 규정하며 "'왜 우리는 안 해주나'라는 식으로 화를 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준비된 축사 대신 즉석 발언으로 지역 특혜론과 관치 개입 논란을 직접 반박하는 장면이 순회 내내 반복됐다.

효과는 지지율 반등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국정 지지율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54%로 직전 조사보다 3%p 올랐다. 5월 3주 64%에서 두 차례 하락하며 지방선거 이후 내림세를 보이던 지지율이 반등 국면으로 돌아섰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이 24%로 가장 많았다. 직전보다 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갤럽은 긍·부정 양쪽에 지역 균형발전 언급이 새로 등장한 점을 3대 메가프로젝트 효과로 분석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순회가 마무리돼 실현 가능성 검증 국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영남권 투자가 대부분 기존 확정 사업이거나 규모가 모호하다는 '홀대론'이 제기된다.

부산의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는 이미 2023년 지정됐고, 울산 데이터센터도 SK가 지난해 착공한 사업이라는 지적이다. 지역에서는 각 지역 강점 산업에 상응하는 집중 투자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도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부산일보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늘이 제일 높을 것"이라며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권역을 돌며 손에 잡히는 성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됐다"면서도 "결국 발표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인 만큼, 순회 이후 후속 관리에 국정 역량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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