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사퇴 안 해" vs "해당행위자는 장동혁"… '한 지붕 두 가족' 무한루프
2026.07.04 08:0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 대한 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 '징계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선거 전과 달리 이번 안에 대해선 당 지도부에서조차 반대하고 있어, 어설픈 징계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징계안이 수면 위로 거론된 건 지난 6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중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이 한 당직자로부터 '따져봐서 확실한 명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분명히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북구갑 한동훈 선거 지원 배현진·진종오·김종혁·박상수 등, 당대표 및 박민식 후보 등에 대한 막말 비하성 발언 한기호 등. 꼭 당원권 정지 등 고수위 징계가 아니더라도 주의 처분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언론에 사진으로 포착되면서다. 이에 국민의힘은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받은 의견 중 하나일 뿐"이라며 "당 공식 입장이 아니며 해당 의원의 입장과도 무관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다음날 강 의원은 주간조선과 통화에서 당내 '징계 메시지'와 관련해 "저는 징계 논의 반대 입장"이라며 "(장동혁) 대표에게도 징계 논의 자체가 당 화합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문자(메시지) 하나 받은 걸 가지고 내가 (징계를) 주도하고 보고받는 것처럼 보여졌는데 그렇지 않고 거꾸로다"면서 "김재섭 의원 등이 자꾸 징계 대상처럼 이름이 오르내리길래 이를 확인하고 왜 그런 논의가 있느냐고 물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에) 상황을 설명하는 단체 문자도 다 보냈다"며 "내가 그거(징계 논의)를 주도할 자리도 아니고 그런 개념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징계 대상으로 거론되는 친한(親한동훈)계 측의 입장은 다르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해당 메시지는) 일부러 보란듯이 명단을 공개한 것"이라며 "(관련해 당에서) 전혀 연락 온 것도 없고 (징계를) 한다는 건지 만다는 건지 모르겠는 '뻥카(속임수 카드)'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에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열린다고 하는데, 윤민우 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누구를 징계한다는 건지도 코미디에 가깝다"며 "국군방첩사령부에서 심리전을 하던 사람이 공당의 윤리위원장을 하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친한계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윤 위원장이 이끄는 당 윤리위로부터 탈당 권유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반발하고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곧장 복귀한 바 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도 주간조선에 "당에서 징계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 징계가 과연 정당한 건지, 지도부가 민심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김재섭 의원은 지난 6월 26일 페이스북에 "장동혁 대표는 지금 당장 저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십시오. 당의 처분을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7월 6일부터 수십 명 징계안 심의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르면 7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전후로 접수한 징계안 심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회의는 윤민우 윤리위원장이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제명돼 부산 북구갑 재보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한동훈 의원을 지원하거나,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 압박한 원내외 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 착수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무감사실에서도 명확한 얘기가 없지만 그게(징계 논의가) 팩트로 굳어진 건지 아니면 일부 위원의 의견인지는 모른다"면서 "윤리위원장 성향이 그동안 치우쳐 있었지만, 선거 전부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차가 착수되더라도 수십 명에 대한 징계 요청을 검토해야 해서 심의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당 윤리위는 지도부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기구라서 징계 논의 상황은 알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의 발언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당 안팎의 반응은 곱지 않다. 김 전 최고위원은 "마키아벨리도 얘기했지만 지도자는 조롱을 받으면 안 된다"며 "(장 대표가) 자기에게 공격이 오니까 (징계 카드로) 맞불을 질러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는 앞서와 똑같은 레퍼토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당대표라는 권력 외에는 실질적으로 사람들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권위는 없이 '제도의 칼'만 휘두르는 독재자로 가고 있다"며 "실제 징계를 하겠다고 나오면 본인이 (당대표 직에서) 쫓겨날 이유를 하나씩 더 축적하는 것"이라고 봤다.
장 대표가 징계안을 만지작거리는 건 결국 자신의 사퇴론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당권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각이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으로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지자 또다시 기강을 잡겠다면서 '징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이후 장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공개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벌써 네 번째 충돌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의총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최고위에서 어떤 발언을 하든 사퇴하지 않겠다"며 퇴진론을 재차 일축했다.
이에 징계대상으로 거론되는 친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진종오 의원은 지난 6월 30일 CBS 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최고위에서 '작전에 실패한 감독은 나가는 게 맞다'고 해놓고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절대 사퇴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비겁하다"며 "정치적 책임을 외면하는 건 국민이 바라는 당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박정훈 의원 역시 같은 날 MBC라디오에서 "홍명보 감독이 스리백 기술을 실패한 것처럼 (장 대표가)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도 홍명보 감독은 사퇴라도 했다"고 지적했다.
반(反)당권파로 분류되는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 6월 30일 주간조선과 만나 "장 대표는 지금 온 신경이 1차적 목표는 연임, 그다음은 대권 도전에 쏠려 있어 (본인 귀에)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본인만 살기 위해 당을 희생시키는 게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대표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한 건 전혀 징계감이 아니고 해당행위를 한 사람이 없어 (윤리위에) 회부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다음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방안을 토론하자는 걸 당권파 호위무사들이 계속 '왜 당대표를 흔드냐'면서 막으니까 논의의 전개가 이상하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다만 "정점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에서 총선에 임박해 지도부가 바뀌면 조직 강화도 못 해보고 끝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내년 8월까지 가는 건 안 된다는 공감대는 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간 묵은 대립 관계로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모두 지치고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를 무시해야 새로운 합리적인 세력이 부상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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