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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에 찰밥 준 할머니 "이제 오지 말고 국정이나 잘 보라 하이소"

2026.07.04 04:31

10년째 노점 운영했는데 철거 민원
부산 북구, 민원에 철거 입간판 설치
논란되자 입간판 철거하고 구두 계도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제 마 오지 마라 하이소, 이제 오지 말고 국정이나 잘 보라 하이소.”

3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 토마토 등 각종 야채를 펼쳐 놓고 장사를 시작한 김복악(80)씨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김씨는 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구포시장을 찾은 당시 한 후보에게 ‘선거에 붙으라’는 의미로 찰밥을 줘 ‘찰밥 할머니’로 유명해졌다.

당시 한 후보는 길바닥에 앉아 김씨가 직접 준비해 온 찰밥과 나물, 김치 등을 먹었다. 한 후보의 모습을 찍은 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가 61만 회를 기록하며 회자됐다. 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한 김씨가 한 후보 당선의 ‘1등 공신’이라는 말이 나돌기까지 했다. 이날 옆에 있던 한 주민은 “할머니가 요즘 최고 인기 스타”라며 거들었다.

김씨는 “나는 마 지금 죽어도 괜찮으니까 한 의원이 일만 잘하면 된다”면서 “내가 불쌍하다고 손님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온다”고 했다. 유명세를 타면서 김씨에게 야채를 사기 위한 사람들이 늘었고, 김씨는 예전보다 많은 양의 야채 등을 노점에 내놨다. 역풍이 일었다. 부산 북구청으로 노점 철거 민원이 이어졌다. 이에 북구는 자진 철거를 거부한 김씨의 노점 주변으로 지난달 26일 ‘노점 금지’라는 입간판을 세우고 주변에 줄을 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사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북구는 전날 오후 입간판 등을 철거했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취임 전에 입간판이 설치된 것이라 보고받기 전까지 몰랐다”면서 “노점상이라는 게 생존권의 범위 내에서 암묵적으로 묵인되는데 이번 경우 생존권의 범위를 넘어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이 돼 곧바로 철거했다”고 말했다. 북구는 민원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구두로 계도를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남 김해에 살며 10년 넘게 구포시장에서 노점상을 해온 김씨는 “오늘 아침에 부산으로 오는 경전철을 못 탈까 봐 밥도 굶고 밭에서 바로 왔다”면서 “이제 해결됐으니 됐다,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잘 됐으니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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