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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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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달러가 넘쳐 난다”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고환율 시대 무슨 일?

2026.07.04 06:17

외화자금시장서 달러 가산금리 -0.3%
달러 유동성↑…달러 차입 유인 떨어져
환전하지 않고 달러로 들고 있는 기업들
현물환서는 달러 품귀…환율 ‘고공행진’
기업 투자·세금 납부에 원화 매매 늘까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에 붙는 프리미엄 금리가 지난해부터 계속 떨어지다가 최근에는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달러예금이 급증하고 외국인들이 외환스와프를 통해 국내 채권투자를 늘리면서 외화자금 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물환 시장에서는 달러의 몸값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에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수요는 줄고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를 통한 달러 환전 수요는 늘면서다.

앞으로 반도체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와 세금 납부를 위한 원화 환전을 늘리면서 자금시장에 있는 달러 유동성이 현물환 시장에 풀려 환율을 떨어뜨릴지 주목된다.

외화자금시장서 달러 유동성 넘쳐…가산금리 -0.3%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1일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3개월물 기준) 가산금리는 -0.3%였다. 달러 가산금리는 내외금리차에서 스와프레이트를 뺀 값으로, 차익거래 유인으로도 불린다. 금융사들이 달러와 원화를 주고받는 거래(외환 스와프)에서 달러를 빌리는 것에 대해 추가로 붙는 프리미엄 금리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비기축통화인 원화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원화로 달러를 빌릴 때 그만큼 이자를 더 받는 것이다.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금리를 낮춰서라도 달러를 빌려주려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원화를 빌리는 건 더 비싸진 것이다. 시장에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외화를 빌리려는 금융사보다 원화를 빌리려는 곳이 많아졌고, 금융회사 간 자금 조달 시장에서 오히려 원화에 프리미엄이 붙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달러 가산금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축소됐다. 2025년 6월 말 0.41%였던 가산금리는 12월 말 0.22%, 올해 1월에는 0.04%까지 떨어졌는데 이제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1년 새 가산금리가 0.7%포인트 넘게 떨어진 셈이다.

달러 유동성이 늘어난 데에는 우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달러예금이 불어난 영향이 컸다. 한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기업의 달러예금은 잔액은 830억달러로 전월 말보다 29억5000만달러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중 기업 달러예금 잔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월 말 54%에서 12월 말 60%, 올해 6월 말 66% 등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달러 유입이 늘어난 데다 추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환율 방어에도 외환보유액이 오히려 3억7000만달러 늘어난 것 또한 달러예금이 증가한 결과였다. 은행들이 외화 자금에 여유가 있으면 한은 외화 지급준비금 계좌에 돈을 맡기는데, 최근 달러예금이 늘면서 이렇게 외환보유액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 국내 채권투자 확대도 외화자금시장에 달러를 많이 풀었다. 5월 채권자금은 56억8000만달러 순유입되며 지난달(5억5000만달러)에 이어 두달 연속 순유입됐다.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투자할 때 투자금의 과반을 달러를 빌려주고 받은 원화(외환 스와프)로 투자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달러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환율상승 기대에 현물환 시장서 원화 수요는 ‘뚝’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1600선을 기록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역설적으로 외화자금시장에서는 달러가 넘쳐나지만, 현물환 시장에서는 달러가 부족해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484.6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상반기(1493.1원) 이후로 역대 최고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351.1원)보다도 133.5원 높은 수준이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기본적으로 화폐를 빌려주고 빌리는 외화자금시장과 화폐를 사고파는 현물환 시장이 별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금 시장에 달러가 아무리 풍부해도 그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빌려주기만 한다면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예금 등으로 갖고 있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늘어난 데다, 외국인들이 최근 연이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해 받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면서 현물환 시장에서는 달러 가치가 오르는 동시에 원화 가치는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과거 위기 등 일부 사례와 같이 원/달러 현물환율 상승과 함께 외화자금시장 유동성 축소가 동시에 발생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다”고 거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외화자금시장에 풀린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원화로 거래하는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환율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등 주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대금의 신속한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 등을 당부하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달러예금 관련 마케팅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였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국내 투자 확대나 세금용 원화 환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이 차츰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투자나 세금은 원화로 내야 하기 때문에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환전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환율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8월 중순 중간예납 법인세를 내기 위해 400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본지 6월 29일자 4면 ‘28년 만에 최고치…반도체가 ‘환율’을 잡을 수 있을까‘ 기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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