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독자는 어디에 있나
2026.07.04 00:42
관객들의 오픈런, 발 디딜 틈 없는 전시장, 눈 깜짝할 새 품절된 굿즈…. 도서전은 분명 대성황이었고, ‘여기, 독자가 있다’라는 문장을 실체로 구현하는 것 같았지만 그 장면을 눈으로 보고 나자 오히려 ‘과연 독자란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커지더군요. 셀카봉을 들고 유튜브용 영상을 찍으며 전시장을 누비는 이들은 과연 독자인가. 책에는 관심 없이 굿즈만 그러모으는 이들은 과연 독자인가, 평소에는 책을 사지 않다가 도서전 특별판만 사는 이들은 과연 독자인가….
그런 혼란 속에서도 “와, ○○○이다. 유명한 출판사잖아”라며 부스로 뛰어가는 10대들, “난 모든 고전을 속독 학원에서 읽어서 내용을 기억 못 해. 그래도 이 책 한번 볼까?”라며 친구에게 책을 들어 보이던 젊은 여성의 모습이 ‘그래, 책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독자지’라는 깨달음, ‘그래도 독자는 있다’는 희망을 주었죠. 장이 선다는 건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서로를 감각하는 일이라는 걸 실감한 것이 5일간의 ‘장날’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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