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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점멸 무시 교차로 진입’ vs ‘황색 점멸 과속 직진’ 누가 더 책임 컸나…법원 판단은?

2026.07.04 00:30

연합뉴스
적색 점멸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에 진입해 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적색 점멸 신호에서의 일시정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하면서도 피해자 역시 사고 발생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보고 형을 감경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1부(이영은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A(55)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A씨는 2024년 1월 15일 오전 8시30분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편도 4차로 도로에서 4.5t 트럭을 운전하다 B(60)씨의 승용차와 충돌해 B씨에게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A씨가 진행한 방향에는 적색 점멸 신호가, B씨가 진입한 방향에는 황색 점멸 신호가 설치돼 있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적색 점멸 신호에서는 운전자가 반드시 정지선 앞에서 일시 정지한 뒤 다른 차량의 통행을 확인하고 안전이 확보된 경우에만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다. 반면 황색 점멸 신호는 서행하면서 주변 차량에 주의하도록 하는 신호로 신호기가 없는 교차로와 같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적용된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적색 점멸 신호에서 일시 정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34㎞ 정도였고 황색 점멸 신호를 받고 운행한 피해자 역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과실만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 모두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A씨의 일시정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적색 등화의 점멸 신호를 위반해 그대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은 충돌사고를 야기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행위”라며 “피고인은 여러 가정적 상황을 상정해 사고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있으나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 역시 황색 점멸 신호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전한 점이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원심의 벌금형은 다소 무겁다고 보고 벌금 5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하는 것으로 형을 감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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