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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보러 폐가 체험… 진짜 공포는 ‘사람’

2026.07.04 00:34

[아무튼, 주말]
납량 투어 나섰다 날벼락
겁 없이 설치면 혼쭐 난다

지난달 대학생 네 명이 충북 충주의 한 폐(廢)리조트를 찾았다. 경영난으로 폐쇄된 뒤 10여 년간 방치된 곳, 흉물스러운 외관에 추락 사고 위험이 커 인근 주민들조차 접근을 꺼리는 곳이지만, 그 탓에 공포 체험 공간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담력을 증명하려 당당히 입장했으나, 호기심은 곧 경악으로 뒤바뀌었다. 20층 꼭대기에서 사람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 유서가 있었다.

지난해 9월에도 한 30대 남성이 지인과 함께 경남 산청의 문 닫은 리조트로 향했다. 탐험용 카메라를 켜 눈앞의 장면을 녹화했다. 캄캄한 실내, 뭐라도 튀어나오면 곧장 심장이 튀어나올 듯한 살풍경. 3층 복도 끝 객실에서 시선이 멈췄다. 문 앞에 신발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악취가 새어 나왔고 주변에는 벌레가 몰려 있었다고 한다.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시신이 누워 있었다.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폐가 체험을 콘셉트로 한 공포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과학적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유튜브

초자연적 스릴을 찾아 폐가로 향하는 발길이 늘고 있지만, 귀신보다 무서운 건 언제나 사람이었다. “심야 폐가 체험을 하자”며 미성년자를 유인한 세 남성이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채팅으로 10대 여성 두 명을 꼬드겨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으로 이동했다. 30년 넘게 방치된 옛 성병관리소 건물로 향하려 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새벽 1시, 산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척하던 이들은 그러나 뒤로 휙 빠져 달아나 버렸다. 겁에 질린 피해자의 신고로 붙잡힌 이들은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놀라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재미를 이유로, 폐가는 유튜버들의 단골집이 돼가고 있다. 출입이 제한된 공간에 들이닥쳐 자극적 영상으로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근거 없는 ‘심령 스폿’으로 소개되는 학교, 기도원, 정신병동, 안치실, 심지어 지하 땅굴까지 들어간다. 현장의 음침함을 과장하거나 인적 없는 공터에서 갑자기 차량 경보음이 울리는 등의 장치로 놀라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 지난 3월 한 흉가 체험 전문 유튜버가 폐모텔을 찾았다. 안에서 자꾸 정체 모를 소리가 들린다는 귀신 들린(?) 집. 가보니 노숙자가 자고 있었다. “아,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범죄 예방 차원에서 관내 폐가 점검에 나선 경찰. /익산경찰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방치돼 골칫거리로 변해가는 빈집이 전국에 13만호. “원혼이 서려 있다”며 폐가를 흉가로 호도하는 뜬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출입 금지’ 표지판에는 이유가 있다.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복지원으로 공포 체험에 나선 자동차 동호회원 네 명이 야간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검거됐다. 함부로 설치면 다친다는 건 모든 공포 서사의 불문율. 석 달 뒤에는 철없는 두 남성이 대구의 한 폐가로 공포 체험을 나섰다. 새벽 2시, 으스스한 기분을 위해 왔지만 진짜 한기(寒氣) 앞에서 결국 금기를 깨고야 말았다. 휴지 등에 식용유를 뿌려 라이터 불을 붙인 것이다. 불이 천장까지 번졌다. 법원은 지난 4월 이들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모든 장소에는 사연이 있고 때로 역사적 비극도 서려 있다. 경북 경산의 코발트광산, 6·25 전쟁 당시 민간인 수천 명이 군경에 사살된 곳이다. 그러나 이후 인근에 들어선 공장 등을 둘러싼 출처 불명의 괴담이 덧붙여지면서 공포 체험의 놀이터로 변질된 실정이다. 유골 발굴이 아직 끝나지 않아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지만, 물이 들어찬 갱도 안까지 들어가 희생자의 뼈를 멋대로 주워 옮기는 이들도 포착됐다. 유족회 관계자는 “무질서가 심각해져 스피커가 장착된 CCTV까지 설치해 실시간 경고 방송을 하고 있다”며 “자정 효과가 없으면 법적으로 강경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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