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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칩 개발 뛰어든 앤스로픽, 파운드리 파트너로 삼성 낙점

2026.07.04 01:41

AI 기업 중 몸값 최고 앤스로픽, 삼성과 최첨단 공정 도입 협의중
2나노 공정-패키징 시설 활용 검토
구글 등 빅테크 앞다퉈 AI칩 경쟁…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도 ‘청신호’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낙점하고, 최첨단 공정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에 이어 앤스로픽도 자체 칩 개발에 나서면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주도하던 맞춤형 AI 칩 경쟁이 AI 모델 기업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앤스로픽은 기업가치가 9650억 달러(약 1478조 원)에 달해 오픈AI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아진 AI 기업으로 꼽힌다.

미 빅테크들의 자체 AI 칩 경쟁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앤스로픽, 삼성과 AI 칩 생산 논의

2일(현지 시간)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자체 AI 칩 개발을 위한 초기 단계 작업에 착수했다. 위탁생산을 맡을 잠재적 파트너로는 삼성전자를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제조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나노 공정은 프로세서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을 개선하도록 설계된 업계 최선단 공정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은 메인 프로세서를 메모리 칩에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임으로써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앤스로픽은 올 5월 진행한 650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3대 메모리 제조사가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앤스로픽이 ‘로직 칩’(비메모리 반도체)을 거론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앤스로픽의 AI 칩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사 중 메모리뿐만 아니라 첨단 AI 칩을 위탁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앤스로픽은 현재 여러 칩 설계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세부적인 설계나 시험·제조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은 자체 AI 칩 개발이 기존 협력 관계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앤스로픽 관계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트레이니엄,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앞으로도 회사의 컴퓨팅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엔비디아 의존 낮추는 AI 기업들

앤스로픽까지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선 것은 기존 엔비디아의 GPU 중심의 데이터센터 운용에서 벗어나 개발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두 주자는 구글이다. 구글은 2015년부터 AI 전용 주문형 반도체인 TPU를 자사 데이터센터에 투입한 데 이어 현재 7세대 제품까지 상용화했다. 칩부터 서버와 네트워크,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하나로 묶은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과 전력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AWS도 AI 모델 학습용 칩인 트레이니엄과 추론용 칩 ‘인퍼런시아’를 자체 개발해 클라우드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AI 모델 기업인 오픈AI 역시 지난달 브로드컴과의 협업을 통해 첫 추론 칩 ‘할라페뇨’를 공개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삼성전자가 앤스로픽과의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에 이어 새로운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고전했던 첨단공정 수율(정상품 비율)이 상당 수준 개선된 점도 빅테크와의 수주 논의가 확산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의 수율은 6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율은 보통 수율 60%를 넘어서면 수익성을 갖는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실제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차세대 자율주행 AI 칩 AI6 위탁생산을 22조8000억 원 규모로 수주한 데 이어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낸 올해 1분기(1∼3월) 파운드리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AI 수요 확대로 주요 고객사(팹리스)들이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삼성전자, 인텔 파운드리 모두에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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