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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사업 위기 신앙으로 극복한 경험 전하며 실업인 전도 온 힘”

2026.07.04 03:06

왕성해 21세기외국어학원장
왕성해 21세기외국어학원장이 최근 경기도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 내 카페에서 그간의 삶과 신앙, 일터 선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수원=신석현 포토그래퍼

“저 같은 사람도 하나님께 쓰임 받는데… 여러모로 저보다 나은 여러분은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경기도 수원에서 31년간 외국어 교육업체를 이끌어온 왕성해(69) 21세기외국어학원장이 인터뷰 내내 입버릇처럼 한 말이다. 왕 원장은 화교 2세 출신이지만 네 살 때 귀화해 학교뿐 아니라 집에서도 한국어만 사용하는 한국인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늘 주변서 ‘짱깨’(중국인을 속되게 부르는 말)란 비웃음을 듣곤 했다. 설상가상으로 중학교 1학년 때 부친의 중식당이 빚 때문에 문을 닫으면서 온 가족이 생계 곤란을 처한 아픔도 겪었다.

유년 시절의 상처로 힘겨울 때도, 1995년 시작한 학원 사업이 침체를 겪을 때도 그를 위로한 건 신앙이었다. 최근 경기도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 내 한 카페에서 왕 원장을 만나 그의 삶과 신앙에 관해 들었다. 현재 그는 중앙기독초를 세운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서 장로로 사역 중이다.

아버지가 심은 믿음의 씨앗

중국 산둥성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왕 원장은 가세가 기운 청소년기부터 사업가를 꿈꿨다. “4형제 중 적어도 한 명은 수원에서 가장 큰 중식당을 한 아버지처럼 규모 있는 사업체를 경영해야 한다”고 여겨서다. 그는 “집안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파탄 나면서 부모님 손길이 필요한 일도 홀로 헤쳐나가야 했다”며 “손위 형들도 당시는 경제적 기반이 없고 외가와의 왕래도 거의 없어 주변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업 실패 후 왕 원장의 아버지는 스스로 자택 인근 교회를 찾아 매일 새벽 예배를 드렸다. 그는 “아버지는 항상 단정한 차림으로 교회에 가곤 했다. 한국어가 능통치 않아 설교를 다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그랬다”며 “자녀를 귀화시켰다는 이유로 화교 사회에서 소외당한 데다 재산도 전부 잃은 가운데 기독교 신앙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신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의 회심 이후 왕 원장을 비롯한 온 가족도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신앙은 훗날 그의 사업이 경영 위기를 맞았을 때 위력을 발휘했다. 왕 원장이 “아버지가 남긴 믿음의 씨앗이 제겐 어떤 재산보다도 큰 유산”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학원 개업 이후 줄곧 승승장구하던 사세가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고꾸라지자 그 역시 아버지처럼 자발적으로 교회를 찾아 기도했다. 왕 원장은 “처음엔 하나님께 ‘왜 이런 고난을 주시냐’며 원망했는데 계속 기도하다 보니 그 내용이 점차 감사로 바꿨다”며 “생각이 바뀌니 시각이 달라졌고 행동이 변하니 상황도 차차 나아졌다”고 했다.

몇 년 뒤 학원 인근의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공공기관으로부터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서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다. 현재도 영어, 중국어 등 각종 언어 수업을 기업체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기업 제휴 언어교육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그는 “이때 고난이 축복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변 분에겐 제 경험을 전하며 ‘어려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해보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사업가, 사람 낚는 어부에 적격

경영 여건이 나아진 후 왕 원장은 해외 선교 등 교회 봉사에 적극 나섰다. 해외선교위원회 총무를 6년간 맡으며 몽골과 캄보디아 등의 선교지를 25회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선교지를 수차례 다니며 현지인의 삶을 바꾸는 기적의 하나님을 만났다”며 “사업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일인 사역을 더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했다”고 말했다.

일터 선교 역시 그가 주력하는 사역이다. IMF 당시 지인의 권유로 한국기독실업인회(CBMC)에 가입한 왕 원장은 ‘일터 속 작은 예수’가 되고자 경영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게 꾸준히 전도했다. 2019년 새수원지회장에 취임한 이후론 전도에 더욱 힘써 11명이던 회원 수를 72명으로 확장했다. 그는 “기독 실업인은 ‘주님께 특권 받은 그리스도의 사도’다. 고객과 직원 등 일터에서 수많은 이들과 만나 교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믿지 않은 실업인도 CBMC 인문학 강연 및 여행 등 종교색 없는 모임에 초청해 점진적으로 복음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가란 공통분모로 만나 교제하며 자연스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CBMC 모임은 그야말로 ‘전도의 황금어장’”이라며 웃었다.

다문화 청년 멘토가 꿈

왕 원장은 그간 수원시 국제교류센터 상임이사와 수원시 외국인복지센터 운영위원장 등을 지내며 결혼이주여성의 친정 방문을 도왔다. 그는 “학원 사업을 하며 외국인 교사를 채용한 경험이 있고 동남아시아 지역에 해외 선교도 여럿 다녀와서 맡겨진 역할 같다”며 “특히 제 자신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났기에 홀로 이 땅에 와 가정을 이룬 이주여성의 복지 향상을 위해 더 신경을 썼다”고 했다. 또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마다 ‘여러분은 자기 의사로 왔지만 자녀들은 그렇지 않다. 자녀가 이 땅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도록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저 역시 ‘어릴 때 놀림을 많이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도 말해준다”고 했다.

왕 원장의 또 다른 목표는 청년 세대,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의 멘토가 돼 주는 것이다. 그는 “교회에서나 사회에서나 신앙과 인품, 경력과 경제력 등을 갖춘 어른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차세대 기독 실업인의 본보기가 돼 이들을 세우고 격려하는 데 힘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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