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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와 거리 둔 2030 “정치 공방보다 제도 개선으로 답해야”[봉쇄시위 한달]

2026.07.02 18:30

6.3지방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한 사태에 대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내 핸드볼경기장 출입을 봉쇄한 가운데 지난달 16일 오후 14시50분 시민 한 명이 문을 가로 막아 체육회 인원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잠실 투·개표소 봉쇄 시위’가 3일이면 한달을 맞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총체적 선거 관리 부실이 드러나면서 ‘참정권 침해’에 대한 분노와 우려가 폭발한 게 시위의 출발점이었다.

사태 초기 2030세대는 시위를 주도하며 문제 제기의 주체로 나섰다. 이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극우세력과 거리를 두고 참정권 보장과 선거관리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와 국회 면담 등에 참여하며 정치권도 대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시위 초반 참가자 연령대도 절반 이상을 2030이 차지했다.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이번 사태를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참정권 침해’와 선거관리 책임성의 문제로 규정했다. 하지만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부정선거’ 주장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일부 시위 참가자의 불법행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2030 상당수가 시위 현장에서 이탈한 상태다. 현시점에서 잠실 봉쇄시위의 주류는 중·장년층이다.

2030의 시위 참여는 주춤하고 있지만, 참정권 침해에 대한 이들의 문제의식은 여전하다. 김태윤 전현직총학생회연합 대표(36)는 “초기에는 시국선언과 정부·국회 면담 등을 통해 문제를 알리고 제도권에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정부와 국회의 대응과 제도 변화를 지켜보는 분위기”라며 “표현 방식은 달라졌지만 이번 사안을 참정권 침해와 선거관리 책임성의 문제로 보는 인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재학생 이재홍씨(23)는 “공동행동 이후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되는 등 제도권에서도 진척이 있었다”며 “문제의식을 갖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위가 정치적·진영적 성격을 띠게 된 데 대해서는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 대표는 “청년들이 거리를 두는 것은 선관위 운영의 문제나 참정권 침해라는 본질에서 이탈한 것이 아니라, 이 사안을 특정 진영의 언어로만 해석하려는 방식에 대한 거리두기”라며 “청년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정 정치세력의 유불리가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을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변”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재학생 이정현씨(24)는 “선관위의 문제가 드러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이것이 정치 싸움의 일환인지, 선거 체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지금은 정치권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치 공방이 아니라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재학생 이상우씨(26)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없으면 운동은 강성 소수에 포섭되기 쉽다”며 “청년들이 구체적인 요구를 제도권 정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홍씨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것이 아니라 여야가 의견을 모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재학생 나민석씨(23)는 “청년은 대학생만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극우’인 것도 아니다”라며 “형식적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말보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형태의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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