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전
8개월째 문 닫힌 초등학교 수영장…학생·주민 피해
2026.07.03 20:27
서울의 한 초등학교 수영장이 8개월째 문이 닫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수영장 운영을 맡았던 민간업체가 철수하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학생은 물론, 수영장 이용권을 샀던 어른들까지 줄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25m 길이, 4개 레인 규모의 수영장이 불 꺼진 채 텅 비었습니다.
군데군데 녹이 슬었고, 깨진 유리창도 보입니다.
- "지금 공과금을 안 내서, 다 단전된 상태입니다."
서울 전곡초등학교 수영장은 운영을 맡았던 민간업체가 나가고서 8개월째 방치돼 있습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방치된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설 상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요. 남자 샤워실에 들어가 보면, 청소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푸른 얼룩과 녹이 번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몫입니다.
수영부 훈련이나 생존수영 수업을 하려면 학교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 인터뷰 : 박동희 김지은 / 서울 전곡초등학교 수영부 학부모
- "훈련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기록 줄이는 게 많이 더뎌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저희 아이도 많이 불안해하고…."
운영업체는 지난 2024년부터 수영장과 체육관을 운영해 왔습니다.
계약 기간은 3년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학교에 내야할 사용료와 공공요금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금세 5억 3천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 인터뷰 : 이승희 / 서울 전곡초등학교 교장
- "수도하고 전기 공과금까지도 학교 예산으로 다 충당해왔던 상태입니다. 아이들 교육활동에 들어가야 할 예산이 위축되고…."
결국 이 업체는 작년 11월 사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고 이제는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소송 중입니다.
운영 업체와의 갈등으로 문을 닫은 학교 수영장은 서울에서만 모두 10곳에 이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 앵커멘트 】
이 문제 취재한 전민석 기자와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
이렇게 운영 업체와의 갈등으로 문을 닫은 학교 수영장이 한두 곳이 아닌거죠?
【 기자 】
서울 시내에서만 학교 수영장 10곳이 폐쇄된 상태입니다.
수영장 민간 위탁을 맡긴 학교가 42곳이니까 네 곳 중 한 곳 정도가 문을 닫은 셈입니다.
제가 전에 취재했던 강남 도곡초수영장도 2023년부터 4년째 문이 닫혀 있는데요.
낙찰된 업체와 이전 운영 업체 사이에 다툼도 생겼고, 보수공사까지 하게 되면서 개장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 질문 】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최고가 낙찰제'가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됩니다.
현행법상 학교는 수영장 운영업체를 뽑을 때 입찰에서 10원이라도 더 많은 돈을 내겠다는 업체를 무조건 선정해야 합니다.
리포트에서 소개해드린 전곡초등학교의 경우 애초 학교 측에서는 1년에 1억 4천만 원 정도를 받으면 되겠다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낙찰된 업체는 무려 4배가 넘는 5억 8천만 원을 써냈습니다.
업체는 충분히 수익을 낼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일단 선정되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쓴 게 의심되는 상황인거죠.
【 질문 】
그렇다면 이른바 '뻥튀기 입찰'이라는 건데.
이런 경우를 거를 방법은 없는 건가요?
【 기자 】
누가 보더라도 이른바 '뻥튀기 입찰'이라는 게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막상 제외하긴 어렵습니다.
실제 서울 한 중학교에선 교장선생님이 "입찰액을 부풀린것 같다"며 최고입찰자를 선정하지 않았는데요.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한동안 감사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현재 부실 업체를 거르기 위해서는 낙찰자의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확인절차입니다.
이 경우 단기 대출을 받아서 일단 통장 잔액을 부풀려 학교에 내고, 잔액 증명이 끝나면 다시 돈을 갚는 식의 꼼수도 쓸 수 있습니다.
최고가 낙찰의 한계가 분명한만큼, 업체로부터 몇 년 동안의 재무재표를 받아보는 식으로 성실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업체인지를 확인할 방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전국부 전민석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양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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