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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꺼낸 장동혁…기강 잡기? 적은 늘고 동지는 줄었다 

2026.07.03 14:40

[강윤서 기자 kys.ss@sisajournal.com]

쏟아지는 사퇴론에 강공 카드로 버티기…친한계 누르고 쓴소리는 묵살
정점식의 제동·중진들의 기류 변화?…파고드는 한동훈에 '복당 방어막'


(왼쪽)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배현진 의원, 우재준 최고위원, 진종오 의원, 김재섭 의원, 박정훈 의원, 김용태 의원 ⓒ시사저널 이종현·박은숙·박정훈·연합뉴


"전국 판세로 보면 참패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긴 4곳은 서울을 빼면 전부 영남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장동혁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비판도 막는 건 무슨 북한도 아니고 황당하다."(비당권파 국민의힘 인사)

"당원 선택으로 선출된 장동혁 대표가 왜 물러나야 하는가. 이번 지방선거는 2018년과 비교했을 때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당선자 수가 늘었다. 선전한 선거다."(장동혁 대표 측 핵심 인사)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째. 국민의힘 두 인사가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여준 이 같은 인식 차이는 지금 보수 1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선거 책임을 안고 사퇴하라는 당내 압박에도, 장동혁 대표 측근들은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내홍이 커지는 사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당 차원에서 냉정한 평가를 하거나 백서를 만들 골든타임도 지나고 있다.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이 어떤지, 보수 정치를 이끌어갈 리더상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장동혁 대표는 '징계'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면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장 대표는 6월26일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지방선거 기간 윤리위에 접수된 징계안에 대해 "결론을 낼 때가 됐다"고 밝혔다. 당대표 사퇴를 요구한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를 향해서도 "혁신과 대안, 미래라는 이름으로 명분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 반드시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펜앤마이크 유튜브에서는 우재준 청년최고위원과 김용태·김재섭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적과 싸워야 할 때는 뒤에 숨어있다가 당내에서 지도부를 공격할 때는 맨 먼저 나와서 가장 목소리를 높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뺄셈 정치' vs 당대표직 '결사방어'

결국 '뺄셈 정치'가 반복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전에 장 대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 제명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 친한계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강행했다. 당시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은 한 의원을 제외하고는 배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 모두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징계 효력이 정지됐다. 현재 당 윤리위원회가 접수받은 징계 요청서에도 친한계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이상규 당대표 정책특보 등이 지난 3월 한 의원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김예지·배현진·박정훈·안상훈·우재준·정성국·진종오 의원 등에 대한 징계 회부 요청서를 냈던 게 대표적이다. 징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만 수십 명에 달한다.

장 대표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일각에선 선거 이전의 징계에선 친한계의 가처분 인용이라는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징계도 장 대표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장 대표가 징계를 추진하는 표면적 이유로는 '절차적' 요인이 꼽힌다. 장 대표의 한 측근은 통화에서 "경찰서에 고발장이 접수되면 기초조사를 통해 더 알아볼지 끝낼지 확인하지 않나. 마찬가지"라며 "선거 전후 과정에서 징계 요청서가 들어왔으면 전부 검토하는 게 원칙이다. 자꾸 인물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고 했다. 반면 징계 대상자인 정성국 의원은 6월30일 뉴스1 인터뷰에서 윤리위는 독립기관인 점을 강조하며 "독립적인 기관이라면 징계 개시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한데, (장 대표의 말에) 바로 응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징계 정치에 담긴 장 대표의 속내는 무엇일까. 장 대표가 친한계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당대표 임기를 채우고, 그 기간 내내 한동훈 의원의 복당을 최대한 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현재 한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야권 차기 권력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장 대표가 핵심 지지 기반인 당원을 중심으로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장 대표의 우군으로 꼽히는 극우 유튜버 고성국씨 등이 '친장(親장동혁)' '반한(反한동훈)' 프레임을 걸고 강성 당원의 결집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6월23~25일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장 대표 거취를 물었더니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가 49%로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39%)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1차 징계 정치 때와 달리 원내 분위기가 달라진 점이 주목된다. 한동훈 의원이 제명당했을 때와 무소속으로 승리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돌아온 것은 확연히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흔히 장 대표와 한 의원을 두고 '한동훈은 적이 많고, 장동혁은 편이 없다'는 말이 나오곤 했는데 최근 들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국회 입성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축인 연구모임에 잇따라 가입하고, 토론회 참여나 법안 발의, 대여 공세 등 다방면으로 당 중진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반면 장 대표는 친한계에 이어 김재섭·김용태 의원 등 젊은 정치인들과도 신경전을 펼치면서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만을 중심으로 스스로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6월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당 노리는 韓…시점은 차기 전당대회 이전

당내 계파 갈등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던 중진들의 기류 변화도 감지되는 모습이다. 특히 '친윤(親윤석열)'으로 꼽히는 정점식 원내대표는 7월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소집될 예정인 윤리위에 대한 당내 반발과 관련해 "의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아직 (일정이) 예고만 됐을 뿐 징계 절차가 실제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당내 김기현·윤상현·김도읍·유의동·윤재옥 의원 등 중진과, 친한계가 아닌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도 한 의원과 소통을 넓히는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6월29일 시사저널TV 《정품쇼》에서 "이미 장동혁 대표에게서 사람들의 마음이 다 떠났다. 당내 의원들의 마음도 다 마찬가지다. 단지 이걸 잘못 건드리면 파국이 올 것 같으니까 질질 끌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한 의원이 복당을 안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못 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비합리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소수 야당인 국민의힘은 지금 한 석이 아쉬운데 의석수를 늘리지 말라는 이상한 현상이다"라며 장동혁 지도부를 비판했다.

결국 한 의원이 복당의 벽을 넘기 위해선 장동혁 지도부의 사퇴나 영남·강남 주류 세력에 대한 설득 작업이 마지막 관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금 당내에서 장 대표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분들은 비교적 소수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고,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은 장 대표 사퇴론이 나올 때마다 "외계어를 쏟아내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본인이나 사퇴하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도 장 대표를 비판하는 대안과미래의 해체를 주장하며 강공을 펼쳤다. 이에 당내에선 사실상 장 대표의 사퇴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분위기가 강해, 한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점 이전을 기준으로 복당 시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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