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전년比 247%↑…반도체 독주, 통신·자동차 주춤
2026.07.03 10:13
삼전닉스 뺀 나머지 기업 증가율 34%
증권가 "강세장 종료 아닌 숨고르기"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보다 247% 늘어난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이 상승 모멘텀이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의 이익 급증이 전체 컨센서스를 밀어 올렸지만 업종별 온도 차는 뚜렷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0% 오른 7739.75로 개장한 뒤 오전 10시 기준 3.35% 내린 7392.07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4.90% 내린 824.29에 거래 중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3.32% 오른 89.28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96.94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 기대 변동성을 연율화한 지표다. 20선은 평균 구간, 30 이상은 변동성이 높은 구간, 40 이상은 공포구간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4.83포인트(1.14%) 오른 52900.07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1포인트(0.00%) 오른 7483.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07.36포인트(0.80%) 내린 25832.6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상장 30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4% 하락했다. 이틀간 낙폭은 11%를 웃돌았다. 메모리 제조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전날 10.6%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5.49% 내렸다. 엔비디아(-1.39%), 브로드컴(-2.41%), AMD(-4.26%), 인텔(-5.25%), 마벨 테크놀로지(-9.84%) 등도 하락했다. 반도체 업종의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과 업종별 순환매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주도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나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은 역대급 호조세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78곳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213조17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61조4332억원) 대비 246.7% 급증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 실적(160조8125억원)과 비교해도 32.5% 늘었다.
역대급 실적 장세의 예고에는 '반도체 쏠림'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730.4% 증가한 85조5909억원, SK하이닉스는 594.2% 증가한 63조9524억원으로 전망됐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산하면 총 149조5433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이익의 70.2%를 차지한다. 나머지 276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63조4737억원에 불과하다. 투톱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이익 총합은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직전 분기보다는 3.8% 줄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SK 등 석유 및 가스(1만2725.2%), 삼성전자 등 반도체 및 관련 장비(957.8%), LG이노텍 등 전자 장비 및 기기(376.4%), 포스코퓨처엠 등 화학(205.1%), 크래프톤 등 게임 소프트웨어(92.6%) 등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됐다. 다만 석유 및 가스 업종의 경우 전년 동기 실적이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전체 비중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2분기 실적 상승을 이끈 핵심 동력은 반도체다.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전자 장비 및 기기 업종 역시 인공지능(AI)·반도체 랠리의 후방 부품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T 등 무선통신(-12.7%), 한화비전 등 보안장비(-11.6%), KCC 등 건축자재(-11.0%), 한국전력 등 전력(-8.5%), 현대차 등 자동차(-4.8%)는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종목을 살펴보면 한스바이오메드(1만1567.7%), 포스코퓨처엠(3118.3%), 대덕전자(3079.8%), 한섬(1399.2%), LG이노텍(1249.1%), SK(1011.5%), 씨어스(964.8%), CJ CGV(907.7%), NC(748.1%), 심텍(685.1%) 등 순이었다. 반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종목은 선익시스템(-96.9%), LG에너지솔루션(-58.8%), 네오위즈(-52.2%), 에코프로비엠(-51.7%), 인터플렉스(-47.0%), SK네트웍스(-40.0%), KT(-39.5%), 엠씨넥스(-37.8%), 아모텍(-36.8%), 씨엠티엑스(-34.6%) 등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증시 흐름을 두고 일각에서는 고점 우려를 제기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강세장 종료가 아닌 이익 모멘텀에 기반한 '숨 고르기' 국면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반도체와 AI 밸류체인으로의 수급 쏠림에 대해 이익 기여도 수준에 비례해 성장주로 자금이 응축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시장 대비 초과 성과가 확실한 AI·반도체 대표주에 '올인'하는 전략이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역시 하반기 국내 증시가 수많은 논란과 변동성을 이겨내고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바탕으로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까지는 반도체 등 AI 밸류체인 연관 업종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는 내수 업종까지도 온기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익은 여전히 견조하고 급락분을 반영해서 계산하면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극초반으로 내려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성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급락하고 있는 AI 주도주들은 매수 기회로 접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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