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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
장원영
평범한 직장인이 '서브230'… 러너임바가 밝힌 달리기의 정석

2026.07.03 14:00

베스트셀러 ‘10분 정복’요즘 유행하는 달리기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마 한 번쯤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접했을 이름이다. '러너임바' 유문진씨. '임바'는 게임 용어로 '임밸런스드(imbalanced)'의 줄임말이다. 압도적 실력으로 게임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사람, 그걸 줄여 임바(imba)라 한다. 러너임바란 아마추어 이상의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 아마추어 러너의 생태계를 무너뜨린 사람, 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유씨가 엄청난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는 운동 선수 출신인 건 아니다. 어릴 적 운동신경이 남 달랐던 것도 아니고, 은근과 끈기에 엄청나게 자신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니는 직장인일 뿐이다. 거기다 부주상골증후군, 그러니까 발 안쪽에 불필요한 뼛조각이 있어서 오래 걷거나 뛰면 아픈 고질병까지 있다.

2시간 30분 벽을 깬 러너임바


그런 그였는데 어느 날 뛰었고, 그게 너무 좋아서 계속 뛰었다. 신기해서 아침 출근 전 달리기 하는 동네 모임에 나갔다. 거기서 마라톤이란 걸 알게 되고 뛰다보니 대회에 한번 나가보자는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조금 더 열심히 뛰었다. 많이 뛰면 하루에 두 번 뛴 날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한달에 700~800㎞ 정도 뛰었다. 이번 달엔 좀 무리했네 싶으면 1,000㎞를 넘기기도 했다.

그렇게 4년 안팎의 훈련 끝에 지난해 한국일보가 주최한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 풀코스에서 2시간 30분 06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 기록 역시 지난해 서울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 28분 29초. 흔히들 말하는 '서브230'이다.

지난해 9월21일 강원 철원군에서 열린 제22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 풀코스 남자부 1위 유문진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잘 알려졌다시피 아마추어 러너들에게 꿈의 기록은 서브3(풀코스 3시간 내 완주)다. 서브3에 도달한 이후부터는 기록을 1분, 아니 1초 줄일 때마다 엄청난 벽을 느낀다 한다. 그렇게 줄이고 줄여서 다시 만나게 되는 거대한 벽이 2시간 30분, 서브230이다. 이는 아마추어 최고수인 마스터스 러너들에게조차 도전적 기록으로 꼽힌다. 그가 러너임바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유다.

예전 자전거 유행 때처럼 러닝크루 논란, 러닝화계급도 문제 등이 불거지긴 하지만 테니스 이후 최대 유행이라는 러닝 열풍은 의외로 식을 줄 모른다. 그에 힘입어 러너임바 역시 책 '당신도 러너다'를 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워낙 인지도가 높다보니 책 판매 또한 순조롭다.

러너임바 "러닝은 아주 차가운 운동"


그런 그가 꼽는 러닝 비법은 무엇일까. 오히려 역설적이다. 기록을 깨려면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천천히, 오래, 그리고 꾸준히 달리라는 것. 기록을 버려야 기록을 깰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러닝은 "차가운 운동"이다. 천천히, 오래, 그리고 꾸준히 뛰어야 심박수가 낮아진다. 심박수가 낮아지면 점차 더 빨리 달릴 수 있다. 실제 뛰어보고, 또 뛰면서 이런저런 자료를 꾸준히 들여다보며 연구해본 결과, 러닝의 거의 모든 것은 사실상 주간 마일리지가 얼마나 쌓였느냐가 결정한다고 했다. 여기엔 비법도, 지름길도, 묘수도 없다.

러닝을 시작한, 러닝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이런저런 대회를 알아보기 시작한 러너들을 위한 러너임바의 조언을 7가지로 정리했다. 또 대회를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도 7가지로 정리했다.

러닝 입문자들을 위한 7가지 조언

①최대한 쉬운 루틴을 짜라.

②고강도 훈련은 주1회만.

③거리와 속도보다 리듬과 시간이 먼저다.

④걷는다고 실패한 게 아니다.

⑤아플 때 쉬는 건 죄가 아니다.

⑥'10% 룰'을 꼭 기억하라

⑦효능감을 느끼며 즐겁게 뛰어라.



①최대한 쉬운 루틴을 짜라.

러닝은 그냥 나가서 뛰면 되는 운동이기에 루틴이 없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나름의 루틴을 짜되 되도록 쉽게 짜야 한다. 그래야 꾸준할 수 있다. '쉽다'의 기준은 한번 나가서 뛰어봤더니 '이 정도라면 별 무리 없이 다음에 또 뛸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수준이다. 일상생활 등 다른 일정에 무리가 가면 안된다. 주3회 20~30분만 가볍게 뛰어도 충분하다. 정 안되면 걸어도 된다.

②고강도 훈련은 주1회만.

빨리 실력 늘릴 욕심에 러닝을 시작하자마자 인터벌, 타임 트라이얼, 레피티션 트레이닝, 빌드업 같은 고강도 훈련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고강도 훈련은 러닝에 비교적 숙달됐고 이런저런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에게도 주 1회 정도면 충분하다. 프로 선수들의 훈련 계획도 비슷하다. 주1~2회 강한 훈련 외엔 일상적인 조깅 같은 부드럽고 약한 훈련이 많다.더구나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면, 좀 더 나중에 천천히 해도 된다.


③거리와 속도보다 리듬과 시간이 먼저다.

몇㎞, 몇초 재면서 초조해하지 말라. 멀리, 그리고 빨리 달리는 것보다 당분간은 30분 동안, 1시간 동안, 혹은 2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라.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 달려가는 상황에서 내 발과 다리와 몸통의 리듬을 타고 느껴보라. 요즘은 스마트워치가 많이 보급돼서 수치를 일일이 들여다 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정도면 괜찮구나' '이럴 때 많이 힘들구나' 내 스스로 느끼는 내 몸의 감각이다. 수치는 참고자료다.

무조건 세게 뛰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라


④걷는다고 실패한 게 아니다.

버려야 할 강박이다. 달리다 걸으면 실패라고 생각한다. 전혀 아니다. 이런저런 대회에서 중간에 걷다 뛰면서 완주하는 사람들 많다. 정 힘들다면 걸어도 된다. 다만 걷는 시간을 되도록 줄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다. 가령 10㎞ 러닝 중 걷는 구간이 3~4㎞ 수준이었다면 1~2㎞로 줄인다던지 하는 거다. 또 초보라면 몇분씩 쉬며 천천히 가도 되지만 좀 뛰어본 사람이라면 걸으면서 쉬는 시간이 30초를 넘기지 않도록 해본다.

⑤아플 때 쉬는 건 죄가 아니다.

정해진 루틴대로 무조건 뛰어야 한다? 이 또한 버려야 할 강박이다. 기록에 대한 욕심 때문에 무조건 나가서 뛰어야 한다는 강박, 심지어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하루 쉬면 죄책감을 느낀다는 사람까지 있다. 아니다. 잘 쉬는 것도 훈련이다. 초보자는 하루 걸러 하루씩 뛰고 쉬는 게 좋다. 매일 뛰고 싶은 중상급자라면 그 중간중간에 걷기, 스트레칭 같은 회복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어떻게 얼마나 달릴 것인가 못지 않게, 얼마나 어떻게 쉴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 기안84. MBC 제공


⑥'10% 룰'을 꼭 기억하라

천천히 달려야 한다면 거리라도 한번 쭉쭉 늘려볼까,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러닝엔 10% 룰이 있다. 거리를 늘리고 싶다고 지난 주 달린 거리의 10% 이상을 늘려서 이번 주에 달려서는 안된다는 룰이다. 러닝을 하면 심폐기능은 빨리, 다리 등 근육기능은 천천히 향상된다. 쉽게 말해 몇번 뛰어보면 금세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실제론 몸이 못 따라가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거리 늘리는 건 쉽다. 몸이 따라가는게 어렵다. 그러니 몸 상태를 봐가며 거리는 천천히 늘린다.

⑦효능감을 느끼며 즐겁게 뛰어라.

러닝의 가장 큰 메리트는 가볍게 시작해서 효능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다는 거다. 카본 플레이트, 젖산역치 같은 온갖 요란한 단어들이 있지만, 그런 건 나중에 풀코스에 도전할 때나 연구해도 충분하다. 그보다 러닝은 한달만 꾸준히 달려도 체력이 올라가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운동이다. 러닝의 위기는 오히려 첫 5분 뛰기, 첫 5㎞ 뛰기에서 온다. 그 선만 넘으면 '어라 이게 되네?' 싶은 순간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 소소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어야 꾸준히 달릴 수 있다.

올해 가을대회에 나간다면


교통통제에 따른 불만들이 많음에도 매년 봄, 가을은 각종 러닝 대회철이다. 올 가을에도 많은 대회들이 열린다. 러닝을 시작했고 대회 출전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아마 지금쯤 대회 한두개쯤 신청해놓고 여름 기간 동안 착실하게 준비할 계획일 것이다. 9월부터 11월까지 크고 작게 이어지는 가을대회,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뛰어야 할까.

①주간 마일리지를 쌓자.

기본적인 달리기가 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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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6191259000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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