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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추기경 “교황, 한반도 평화 큰 관심…방북, 북 자세에 달려”

2026.07.03 14:22

유 추기경 방한 기자간담회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3일 “레오 14세 교황이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며 “북한 장충성당에 1~2명 정도의 상주 사제가 있으면 (교황의 방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름 휴가차 한국을 방문한 유 추기경은 이날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미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인데, 북한의 자세에 달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추기경은 “북한에 개신교 목사, 스님, 러시아 정교회 신부도 계시는데 가톨릭 주교, 신부, 수녀님은 한분도 안 계신다. 북한 주재 외교관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많은데 주일 미사를 못하니 신앙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며 “북한에서 가톨릭 신자가 300여명 있다고 하는데 신자가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도 장충성당에 신부가 상주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이고 교황청 장관 직책을 맡은 사람으로서 저에게 (교황 방북과 관련한) 임무가 주어지는 것이 꿈”이라며 “조그만 문이라도 열려 (교황이 방북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바티칸을 방문해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추기경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방북을 허용하면 내일 당장 가겠다고 밝힌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만큼이나 레오 14세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다”며 “레오 14세 교황께 기회가 될 때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말씀드리고 ‘교황께서도 남과 북을 위해 역할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드리니, 교황님도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하셨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3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성호를 긋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연합뉴스

유 추기경은 새로운 한국인 추기경 임명 가능성에 대해선 “지난해 교황 취임 후 아직 추기경 임명을 안 하셔서 곧 발표할 것 같다”며 “내년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한국 추기경 임명이 꼭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바티칸 방문 때 레오 14세 교황에게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을 임명해달라는 한국 천주교계의 바람을 전달했고, 교황은 “새로 추기경을 임명하게 된다면 한국의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추기경은 내년 8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와 관련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느끼고 떠나는 게 중요하다. 홈스테이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난한 나라 청년은 비자를 받는 게 쉽지 않아 한국에 오기 어렵다고 한다”며 “이번엔 그 나라 주교가 확인증을 써주는 청년에게 정부가 비자를 내주면 좋겠다. 돈이 기준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아름다움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청년의 탈종교 흐름과 관련해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고민”이라며 “우선 젊은이의 얘기를 들으려 노력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연기는 잔뜩 나는데 고기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속상한 게 없다’는 외국 속담처럼 우리가 삶의 증거를 보여야 한다. 우리가 복음의 뜻에 따라 이웃과 함께 살려고 해야 한다. 복음대로 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면 젊은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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