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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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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더 많이 먹네” 싸우기만 한 MBK·메리츠…홈플러스 청산 위기

2026.07.03 14:19

법원 3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
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 뉴스1

홈플러스가 청산될 벼랑 끝에 섰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의 긴급 운영 자금을 끝내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번 폐지를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보고 결정했다. 급여·물품대금·조세 등 공익채권이 급증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곧 파산은 아니다. 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거나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는 절차가 남았다.

회생 지속을 원하는 홈플러스와 MBK는 즉시항고로 맞설 수 있다. 또 법원은 ’14일 이내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을 다시 밟을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어쨌든 이번 법원 결정이 나기까지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한 달 넘게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두 금융사는 그동안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 갔으면서도 “네가 더 많이 벌었으니 부담을 져라”며 다퉜다.

3일 홈플러스는 ‘법원이 준 2주 말미 동안 2000억원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MBK와 메리츠는 별다른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했다. 입장문 발표마저도 서로 눈치싸움을 벌이며 홈플러스에 떠넘긴 모양새다.

정부는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데도 그 사이에서 제대로 된 조정을 하지 않았다. 정작 10만여 명의 노동자와 협력 업체만 벼랑 끝에 서게 된 셈이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10년간 점포 등을 팔아 마련한 4조원으로 인수대금 등을 갚는 데 썼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약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빚을 내 인수하는 차입매수(LBO) 방식이었다. 인수금융 2조7000억원에 기존 차입 1조3000억원을 더한 빚은 약 4조원이었다. 채무는 인수 대상 회사인 홈플러스가 부담하게 했다. 나머지 인수자금은 3조2000억원 자기자본으로 충당했다.

이후 MBK는 2016~2023년 전국의 점포 등 유형자산을 총 4조 1130억 원어치 팔았다. 같은 기간 신규로 취득한 자산은 7081억 원에 그쳤다. 점포를 팔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진 빚을 갚고 자산을 줄였다.

여기에 메리츠는 “MBK 3호 펀드가 홈플러스 투자로 약 1조 2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MBK는 “홈플러스 투자금 2조5000억 원을 전액 손실 처리했고, 정상화에 4000억원을 지원했다”며 메리츠 주장에 반박했다.

청산이 확정되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쥔 MBK 지분 가치는 사실상 소멸한다. 주주는 청산 배당의 최후 순위이므로 채권자 등에게 돌아가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메리츠는 지금까지 실제로 2561억원을 회수했다. 2024년 5월 리파이낸싱(대출 연장)으로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을 빌려줬다. 그 뒤 원금 1348억원과 이자·수수료 1213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홈플러스와 MBK는 청산이 이뤄지면 메리츠가 담보로 잡은 64개 점포를 처분해 이익을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담보가액은 1조5600억원이다.

이 둘을 합하면 총 회수액은 1조8161억원에 이른다. 대출 원금 1조3000억원을 빼면 약 5000억원의 추가 수익이라는 게 MBK측 주장이다.

게다가 연 20% 연체이자도 쌓여있다. 회생 신청일부터 7월 3일까지 338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메리츠는 “미실현 평가가치를 현금 수익으로 둔갑시킨 계산이며, 청산 시 담보가치가 원금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반박한다. 메리츠는 대주주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먼저라며 1000억원 이상은 대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두 금융사가 셈을 다투는 사이, 생계가 걸린 이들은 10만명에 이른다. 직영 직원은 회생 전 약 2만명에서 7월 초 1만 1000여 명까지 줄었다.

여기에 협력사원·물류·시설관리·입점업체 종사자 등 간접고용 8만~9만명을 더하면 약 10만명에 이른다. 납품업체 1800여 곳과 입점업체 8000여 곳의 종사자가 이 간접고용에 포함된다.

피해는 이미 현실이 됐다. 납품 중소 협력사의 미정산금은 평균 7억 7400만원이다. 5억원 이상 못 받은 곳이 40.7%에 달했다.

임금과 퇴직금도 밀렸다. 홈플러스 본사는 7월 2일 “자금 부족으로 6월 중순 퇴직자의 퇴직급여 지급이 지연된다”고 공지했다. 회생 개시 이후 퇴직금이 미뤄진 첫 사례다.

이에 재정경제부는 홈플러스 중소 협력업체에 4400억+α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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