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상반기 中 외자판호 7종 확보…초반 성과에 실적 기대감↑
2026.07.03 07:31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올해 상반기 중국 정부로부터 서비스 허가를 받은 한국게임이 늘면서향후 실적 기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판호 발급이 곧바로 출시나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중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게임들의 경우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
3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의 '2026년 수입 온 라인게임 승인 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한국 게임사 관련 게임 7종이 외자판호를 획득했다.
판호란 해외 게임이 중국 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하기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받아야 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판호가 없으면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할 수 없는 만큼, 이 관문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중국 진출의 핵심 전제 조건이다.
월별로 보면 1월에는 액토즈소프트의 '라테일' IP를 활용한 '채홍도:애리스지경'이, 2월과 3월에는 넥슨의 MMORPG '샤이야' IP 기반 '샤이야:광여암'과 '샤이야:분쟁'이 각각 판호를 받았다. 4월에는 넥슨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레이더스(호광렵인)'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IP 기반 '선경전설:제신전장'이, 5월에는 웹젠의 '뮤(MU)' IP를 활용한 '기적:신기원'이 승인됐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가 모바일·클라이언트 플랫폼으로 판호를 받으며 상반기 누계가 7종으로 늘었다.
◆직접 진출 대신 현지 파트너 협업…서비스 부담 줄이고 로열티 확보
최근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 방식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한국 회사가 직접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보다, 텐센트 등 중국 현지 업체에 게임 지적재산권(IP)을 제공하거나 현지 퍼블리싱·운영을 맡기는 협업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 방식의 이점은 명확하다. 중국은 판호 외에도 현지 유통망 구축, 중국 이용자 성향에 맞는 마케팅, 결제 시스템 연동, 콘텐츠 검수 등 단계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현지 파트너에게 운영을 맡기면 이 부담을 줄이면서도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현지 파트너 입장에서도 한국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IP를 활용하면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리니지2M·카제나·데이브, 중국서 초반 성과
올해 판호를 받은 게임들이 아직 모두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별도로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게임들이 초기 성과를 내면서 판호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엔씨의 MMORPG '리니지2M'은 지난달 24일 텐센트 게임즈와 함께 '천당2:맹약'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직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데 이어,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당초 12개였던 서버를 36개로 긴급 증설했다. 출시 당일 서버를 3배로 늘린 셈이다. 리니지2M은 전작 '리니지2'의 현지 인지도를 기반으로 파티 던전 강화, 캐릭터 외형 꾸미기 기능 추가 등 중국 이용자 성향에 맞춘 콘텐츠를 별도로 적용했다.
스마일게이트의 다크 판타지 로그라이크 RPG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 역시 지난 5월 28일 텐센트와 함께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뒤 6월 17일 기준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8위에 올랐다. 출시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 거둔 성과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출시 초기 매출 상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론칭 기념 신규 캐릭터 '페이' 홍보 영상이 조회수 500만회를 돌파했고, 중국 무형문화유산인 전통춤 누오무(儺舞)와 협업한 콘텐츠가 중국 국영매체 신화사에 소개되는 등 현지 맞춤형 마케팅이 초기 흥행을 이끌었다.
넥슨 자회사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 모바일 버전도 지난 2월 현지 퍼블리셔 XD(심동네트워크)를 통해 중국 출시 이후 모바일 유료게임 판매 순위 1위에 올랐고, 일부 현지 집계 기준 출시 11일 만에 판매량 50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판호 이후가 더 중요…장기 흥행은 운영 역량에 달려
다만 이들 초기 성과가 장기 매출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중국 게임 시장은 출시 초반 마케팅 효과가 순위에 강하게 반영되는 구조라, 이후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와 과금 설계, 이용자 유지율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대표적인 참고 사례다. 이 게임은 2024년 5월 중국 출시 한 달 만에 3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폭발적인 초기 성과를 냈지만, 1년 뒤에는 출시 초기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관심이 장기 흥행으로 자동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장르별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MMORPG, 서브컬처, 유료 패키지형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층과 매출 구조가 서로 다르다. 같은 판호 확보 게임으로 묶이더라도 실제 성과가 나타나는 방식과 시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올해 상반기 7종의 판호 확보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중국 시장 재진입 기회를 넓혀주는 요인이다. 중국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 규모가 전년 대비 7.68% 성장한 약 73조원이며, 이용자 수는 6억8300만명에 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게임 수출국 1위 역시 중국(29.7%)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호 확보 자체는 시작일 뿐이고, 결국 현지 파트너와 얼마나 촘촘하게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느냐가 실적을 가른다"며 "중국 출시작의 성과가 누적될수록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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