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내 수사 완료’ 형소법 개정안에… 경찰 “현실 안 맞아”
2026.07.03 00:05
피의자 구속 기간도 10일 → 7일 줄여
경찰청, 국회 등에 의견 전달 예정
중수청 개청 준비 늦어져 혼란 가중
경찰의 고소·고발 수사기간과 피의자 구속기간을 줄인 범여권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사건이 몰릴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사실상 2개월 내 수사를 끝내라는 조항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비판이다. 경찰과 수사를 분담할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석 달 앞두고 사건 통보·이첩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는 것도 현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범여권이 지난달 26일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 제257조에는 ‘사법경찰관이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여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돼 있다. 기존 조항인 ‘검사가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를 개정해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려는 조치다. 사건을 접수하거나 수사 개시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 수사를 마쳐야 한다는 현행 경찰의 수사준칙을 고려하면 수사기간이 1개월 줄어든 셈이다.
일선 수사경찰들은 현재 고소·고발 전건 접수 제도가 시행 중인 데다 검찰청까지 폐지되면 사건이 경찰로 더 몰릴 가능성이 큰 만큼 ‘2개월 수사 완료’는 현실과 괴리된 내용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경찰서 과장급(경정) 간부는 2일 “대형 사기 사건은 조사만 6개월이 걸린다”며 “(수사한 지) 1년이 넘은 사건도 많은데 2개월 규정은 현실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수사관도 “3개월도 짧아서 허덕이는데 (수사기간을) 줄이려면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개월 규정은 그나마 훈시에 가깝지만 형소법에 2개월로 명시되면 수사관들이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 수사의 질보다 속도가 우선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지난해 75만2560건의 사건을 송치했고 58만774건을 불송치하는 등 1년에 130만여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경찰의 피의자 구속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인 개정안 내용도 논란이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지금도 빠듯한 상황에서 구속기간을 더 줄이는 건 피의자에게만 유리한 처사”라고 토로했다. 경찰청은 형소법 개정안을 검토한 뒤 국회 등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 편의와 권리 보장 차원에서 개정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수청 개청 준비와 관련 법률 정비가 늦어지는 것 역시 고민거리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중수청 조직 및 운영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이 중수청에 의무 통보해야 하는 범죄 건수는 지난해 기준 58만건에 달한다. 이럴 경우 수사 업무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수청 운영 방침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출범 초기 경찰에 사건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한 경찰 고위급 간부는 “검찰이 맡았던 사건 중 상당수가 경찰로 넘어올 수밖에 없을 텐데 중수청으로의 사건 이첩 등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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