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대표 노린 이스라엘?…미국, 평화협상 파탄 우려해 경고
2026.07.03 07:34
미국 정부가 올봄 이란과 잠정 평화협상을 진행하던 중,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협상대표들을 암살할 가능성을 우려해 역내 국가들을 통해 이란 쪽에 경고를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현·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당국이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부터 본격화된 휴전 및 잠정 평화협상에서 이란 쪽 핵심 협상 창구 역할을 해왔다.
미국 관리들은 개전 초기 격렬한 전쟁 국면에서는 아라그치 장관과 갈리바프 의장도 이스라엘의 정당한 군사적 표적이 될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협상이 본격화된 뒤에는 이스라엘이 두 사람을 제거할 경우 협상이 중단되고 전쟁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이에 미국은 역내 국가들에 이란 쪽에 위험 가능성을 알리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쪽 우려는 앞선 보도와도 맞닿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월 아라그치 장관과 갈리바프 의장이 이스라엘의 표적 명단에 올랐다가, 미국이 이란과 협상 개시를 논의하면서 일시적으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보도가 대이란 전쟁 초기에는 가까웠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4월 휴전 이후 급격히 갈라졌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란 협상단은 협상 기간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강도 높은 보안 조처를 취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 한 차례, 그리고 올해 분쟁 중 한 차례 총 두차례 공습으로 인한 잔해에 깔렸다가 구조되는 등 암살 위기를 겪었다.
지난 4월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갈리바프 의장이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할 때도 긴장이 고조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쪽은 파키스탄과 카타르 중재자를 통해, 이스라엘이 대표단을 겨냥한 비밀작전을 하지 않도록 미국이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70명 이상의 이란 대표단을 태운 항공기는 이란과 파키스탄을 오갈 때 파키스탄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다. 그러나 귀국길에 이스라엘이 항공기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으며, 이스라엘 전투기 2대가 이라크와 맞닿은 서부 국경을 통해 이란 영공에 진입했다는 이란 당국 통보를 받고 항공기는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이란 마슈하드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대표단은 이후 약 8시간 동안 육로로 이동해 테헤란에 복귀해야 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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