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남은 중수청 출범… 형소법 손도 못댄 여당
2026.07.02 19:00
손 봐야 할 유관 법률 최소 180개
與, 이제서야 형소법 TF 꾸리기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이 2일 기준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사·기소 분리 개혁의 뼈대가 되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련 법률 정비 작업까지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 형소법 논의 방향에 따라 손봐야 할 유관 법률만 최소 180여개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대로라면 법률 정비도 이뤄지지 않은 채 중수청과 공소청이 ‘개문발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두 기관의 목적과 조직·구성 등을 규정한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은 오는 10월 2일 시행된다.
2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여권이 추진 중인 수사·기소 분리 관련 개정이 필요한 관계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추진단은 그동안 개혁의 핵심인 형소법 개정을 검토해 왔지만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정부안을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그간의 논의는 백지가 돼 버렸다. 국회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정부가 뒤늦게 다른 관계 법률 개정 작업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정작 형소법 개정 공을 넘겨받은 여당은 중수청·공소청 출범을 불과 석달 남긴 이날에서야 형소법 개정 태스크포스(TF)를 출범키로 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시대적 과제를 빈틈없이 완수할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기자회견에서 “다음 주 형소법 개정안을 포함한 집중 현안 법안을 법사위 소위에 상정할 것”이라며 속도전에 나섰다.
법조계에선 형사사법체계 전반을 뜯어고치는 작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형소법 개정 방향에 따라 수정해야 할 관련 법률만 180여개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수정이 필요한 정도도 다양하다. 기존의 ‘검사’라는 용어를 ‘공소청 검사’로 바꾸는 식의 비교적 간단한 수정부터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조항도 수두룩하다.
예컨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1항은 ‘검찰총장은 각 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하여금 성폭력범죄 전담 검사를 지정토록 하여 이들로 하여금 피해자를 조사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모든 수사권을 박탈할 경우 이 조항에서 ‘피해자 조사’를 어떻게 규정할지, 이를 수사의 일환으로 보고 아예 조항을 삭제할지 등을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형소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논의가 필요한 관계 법률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마다 소관 부처가 제각각이라 의견 수렴·조율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정이 필요한 하위 법령도 4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소법 논의가 지연되면서 중수청 개청 작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2일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중수청 인력 규모나 조직 구성은 내용에 담기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중수청 수사관의 업무 범위와 권한에 대한 형소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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