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오른다며… 화재피해 이웃 보험처리 막은 입주자회의
2026.07.02 19:01
피해가구, 10년여 꼬박 보험료 분담
업계 “고의·중과실 외엔 보상 대상”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전소 피해를 본 가구의 단체화재보험(주택화재보험) 보험금 청구를 입주자대표회의가 돌연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입주민들이 단체로 가입한 보험이지만 정작 피해가 발생하자 ‘개인 세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아파트 공동이 부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낮 12시34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8분 만에 진화됐지만 전체 면적(59㎡) 가운데 83.4%인 50㎡가 소실됐고, 나머지도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사진). 세대원들이 화재 당시 모두 출근한 상태라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는 소방 추산 5060만원으로 집계됐다.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됐다.
세대주 강모(49)씨는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 관리사무소를 통해 단체화재보험에 보험금 지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5일 뒤 강씨는 ‘보험금 지급 신청 접수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오는 13일 화재보험 갱신을 앞두고 이번 사고를 보험으로 처리할 경우 전체 세대의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보험사에 접수 취소를 요청한 것이다.
불이 난 아파트는 지상 19층, 지하 2층으로 화재보험법상 주택화재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다. 이에 191세대가 연간 보험료 194만700원을 관리비에 포함해 분담하고 있다. 강씨도 2014년에 이사 온 뒤 매달 관리비를 납부해 왔다. 문제를 인지한 강서구도 해당 관리사무소에 “보험 접수 취소 경위를 다시 확인해 보라”고 지도했다고 한다.
강씨는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는데도 화재 피해를 입은 입주민의 보험금 신청을 가로막는 건 입주자대표의 배임이고 재산권 침해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당연히 단체화재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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