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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는 성경적 관점으로 시대 재해석하도록 도와야”

2026.07.03 03:01

국민일보목회자포럼

마이클 고힌 교수 주제 강연
국민일보목회자포럼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급변하는 시대, 성경을 어떻게 읽고 설교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훈(미성대) 총장, 전병철(아신대) 마이클 고힌(미국 칼빈신학교) 교수, 황덕영(새중앙교회) 허요환(안산제일교회) 이정규(시광교회)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 강단은 탐욕과 자본 중심의 세속적 세계관에 끌려가기보다 그리스도 중심의 성경 이야기를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공동대표 이정규 조영민 허요환 황덕영 목사, 조은하 교수)은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급변하는 시대, 성경을 어떻게 읽고 설교할 것인가’를 주제로 마이클 고힌 미국 칼빈신학교 선교신학 교수 초청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엔 교단을 초월해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 신학생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강사로 나선 고힌 교수는 “눈앞에 벌어지는 현상에 주목하기보다 이 시대 속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묻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경 전체의 맥락 안에서 사안을 재해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힌 교수는 영국 선교사 레슬리 뉴비긴의 선교적 교회론을 연구해 온 학자다. 저서 ‘성경은 드라마다’와 ‘기독교 신앙의 정수’ 등을 통해 성경 전체의 서사 안에서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설명해왔다.

인공지능(AI)과 글로벌 자본주의, 젠더와 성에 대한 관념 변화, 정치적 극단화 등을 급변하는 시대의 징후로 제시한 그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양극화도 깊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뉴비긴을 인용해 “설교자는 시대의 징조를 이해해야 한다. 이미 임했고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 비춰 현실을 분별하며 모든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신실하게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힌 교수는 한국교회가 마주한 교인 감소와 신뢰도 하락 등의 위기가 서구 기독교의 쇠퇴 양상과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호주 사회학자 존 캐럴의 분석을 인용한 그는 “시대에 말을 걸 수 있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실패한 서구 교회는 끝내 쇠퇴했다”며 “사회적 쟁점을 성경적 관점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젊은세대는 결국 다른 세계관으로 자기 삶을 해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힌 교수가 제시한 돌파구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큰 이야기, 즉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는 시대의 입맛에 맞춰 성경을 짜깁기하는 방식을 경계하며 “먼저 성경의 ‘큰 이야기’를 붙든 뒤 시대를 읽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의 창조와 타락, 그리스도를 통한 회복이라는 거대한 서사 안에서 성도들이 자신의 삶과 일터, 시대를 재해석하도록 돕는 것이 설교 본연의 역할이란 뜻이다.

강단이 넘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는 개인주의적이고 추상적인 설교가 지목됐다. 기독교의 복음이 단순히 개인의 사후 구원 문제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우려다. 고힌 교수는 “복음은 창조주가 지으신 본래 인간의 모습을 되찾고 모든 피조물을 온전하게 회복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동시대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세속적 서사에 도전하고 이를 뚫고 들어가 진정한 복음을 선포하는 게 ‘선교적 설교’”라고 정의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한국사회의 특수한 맥락을 짚는 논의가 오갔다. “고착화된 남북 분단 상황과 첨예한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묻는 말에, 고힌 교수는 미국 사회의 인종 갈등을 예로 들며 답했다. 그는 “복음을 개인주의적 구원으로만 축소하면 핵심을 놓치게 된다”며 “복음은 대척점에 있는 이들까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게 하는 능력”이라며 “남북 간 갈등이나 좌우 갈등 같은 모든 분열 역시 복음 안에서 봉합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힌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설교자는 성경 본문이 교회를 어떻게 선교적으로 빚어가려 하는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하나님 나라의 복음 선포는 그분의 능력이 이 땅에 임하게 하는 통로가 되는 일”이라며 “한국교회 목회자의 설교를 통해 교인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온전히 회복되는 간증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경호 국민일보 사장은 “오늘 포럼이 말씀 앞에서 목회와 설교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건강한 교회를 서로 연결하고 교회가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국민일보가 든든한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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