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대전'서 갑자기 소환된 친문··· '적통 마케팅' 바라보는 복잡한 속내
2026.07.02 04:31
정청래 '文대통령 마케팅' 불쾌
친문 단일대오냐, 각개전투냐
8.17 전당대회 표심 관측 분분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소수파로 분류되는 친문(문재인)계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친문 표심 잡기에 나서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친노·친문 적통론을 꺼내며 지원사격을 하면서다. 하지만 이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재명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이 전통 지지층의 소외로 이어지고 있다는 유 전 이사장의 문제 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문 전 대통령이 당권 경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모습에는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다. 당내에선 다가오는 전대에서 친문계의 표심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를 두고 관측이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이사장의 '재건축론'에 대해 "긍정과 부정, 평가 여부를 떠나서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뉴이재명'이라 불리는 신주류 지지층이 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을 '문조털래유' 같은 멸칭으로 조롱하면서 전통 지지층의 분노와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 본질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또 다른 친문계 재선 의원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지휘했던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의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 등을 거론하며 "코어(핵심) 지지층이 빠지고 있다는 유 전 이사장의 지적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정 전 대표의 친노·친문 적통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정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당대표 사퇴 후 첫 일정으로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두고 친문계 내부에선 "당권을 위해 전직 대통령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당대표 출마를 고민 중인 고민정 의원은 "의도가 읽히면 감동이 없다"며 정 전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애초에 친문 주류도 아닌 정 전 대표의 적자 행세에 불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다가오는 전대에서 친문계가 단일대오 대신 각개전투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뚜렷한 구심점이 존재하지 않는데다 정 전 대표의 리더십에 반감을 가진 친문계 의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친명(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조직적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22대 총선 당시 '비명횡사' 공천 학살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만큼 정 전 대표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의 전통·유산을 강조하는 정 전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는 친문계 의원들이 더 많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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