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가 문 연 ‘재건축 패스트트랙’…강남권 표준 모델 삼는다
2026.07.02 17:58
정비계획 변경 7개월만에 인가
市 ‘신통기획 2’ 적용 속전속결
압구정 현대·대치 ‘우선미’ 등
초기 단계 인허가 더 빨라질 듯
공사비·분담금 등 사업성 변수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정비계획 변경 고시 이후 사업시행계획 인가까지 7개월이 걸렸다. 서울시가 지난해 도입한 공정촉진회의와 목표관리제를 통해 통상 1년 7개월가량 소요되는 절차를 약 1년 앞당긴 첫 사례다. 2001년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정비계획 변경 고시까지는 24년이 걸렸지만 이후 사업시행계획 인가 단계는 ‘신속통합기획 시즌2’를 적용하면서 속도를 크게 높였다.
서울시는 은마 사례를 강남권 재건축의 표준 모델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잠실주공5단지, 대치우성1차·쌍용2차 통합 재건축 등 주요 사업지를 공정촉진회의에서 집중 관리해 인허가와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조기에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강남권 대규모 정비사업의 속도전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정식 서울시 공동주택과장은 “구역 지정부터 사업시행계획 인가까지 통상 1년 7개월 정도를 목표로 관리하지만 이번에는 공정촉진회의를 통해 강남구와 조합이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이를 7개월로 줄였다”며 “시와 자치구, 민간이 함께하면 정비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은마의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다른 강남권 재건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잠실주공5단지는 앞서 1일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시는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를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의 선도 사업으로 삼아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고, 이를 압구정 현대아파트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압구정2~5구역은 올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쳤다. 1·6구역은 아직 정비계획 수립 전 단계다. 대치우성1차·쌍용2차 통합 재건축과 ‘우선미’로 불리는 대치동 우성1·2·3차와 선경·미도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인허가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남권 대표 랜드마크로서 기대감이 높지만 사업성은 여전히 변수다. 은마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204%로 높아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로 공급 물량은 늘었지만 공사비 상승 속도가 이를 웃돌면서 조합원 분담금도 최근 크게 늘었다.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조합원별 권리가액과 분담금 등을 놓고 이견이 발생하고, 시공사와의 공사비 조정 등 난제도 남아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은마는 초기 단계에서 가장 오래 지연됐던 사업장이었지만 사업성이 확보되면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별한 정책 변수만 없다면 잠실주공5단지나 압구정동 보다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선례가 되면 강남권 재건축 전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성보다 인허가 속도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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