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전
"7년 믿고 가족까지 소개했는데"…종로 금은방 피해자들 엄정수사 촉구
2026.07.02 17:04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김범수 수습기자
"아들이 금은방 주인하고 7년을 넘게 거래하면서 신뢰를 쌓았어요. 그러다 가족들한테까지 소개를 해서, 본인만 당한 게 아니라 가족 단위로 피해가 커진 거죠"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 업주 A 씨가 고객들의 금과 현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피해를 주장하는 시민 20여 명이 2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앞에 모여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김 모 씨는 아들과 아내가 약 8억 원 상당의 금을 맡겼다가 돌려받지 못했다며 이같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 씨는 오랜 기간 금은방을 운영하며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추가 거래를 유도했다. 시중 가격보다 싼값에 금을 팔겠다며 1~2개월 뒤 수령하는 조건으로 돈을 받고, 실제로 약속한 금을 건네며 의심을 피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처음에는 날짜를 하루도 안 어기고 금을 줬다"며 "금값이 한 돈에 80만 원이면 한두 달 뒤 받는 조건으로 70만 원에 사게 해 주겠다고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구입한 금을 다시 맡기도록 유도했다고 한다. 김 씨는 "금 거래를 하다가 신뢰가 쌓이면 '집에 보관하기 힘들지 않냐. 협회에 맡기면 보관료를 주겠다'고 했다"며 "한 돈당 1만 6000원 정도를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A 씨에게 130돈가량(약 1억1000만 원 상당)의 금을 맡겼다는 60대 회사원 연 모 씨도 피해를 호소했다. 연 씨는 지난 3월쯤 A 씨로부터 890만 원짜리 골드바를 같은 해 6월 수령 조건으로 790만 원에 살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돈을 맡겼다고 한다.
연 씨는 "처음에는 약속한 금을 몇 차례 받으면서 믿게 됐는데 이후 계속 지급을 미뤘다"며 "퇴직금까지 넣어 130돈가량이 물렸다. 딸을 도와주려고 한 돈인데 남편에게 아직 말도 못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보관료를 밀리지 않고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달 2일까지 일부 피해자와 연락이 닿은 뒤 이튿날부터 돌연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이날 A 씨에 대한 구속수사와 은닉 재산 추적, 범죄수익 동결·환수 등을 요구했다. 연락 두절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났는데도 피고소인 소환 등 수사가 더디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장 앞으로 제출한 탄원서에서 "평생을 성실하게 일해 모은 노후 자금, 주택 구입 자금, 자녀 결혼 예물 비용, 가족 생계 자금 등 소중한 재산이 한순간에 증발했다"며 "200여 가정이 동시에 경제적 파탄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3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첫 고소장이 접수된 뒤 최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됐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 주장 금액은 100억 원이 넘는다. A 씨를 상대로 한 고소장도 14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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