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출전정지’ 배재고 논란에 “상대 존중, 더그아웃 교육부터”
2026.07.02 11:40
‘기량’보다 먼저 배워야 할 ‘품격’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운동부 학생들의 교육이 등한시되는 것은 학원 스포츠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이번 사건은 학생들이 극단적 정치 성향을 가진 어른들의 언어를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따라한 사례”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결국 학생 개인의 일탈만이 아니라, 학교와 지도자가 어떤 말은 응원이 아니라 조롱과 차별이 될 수 있는지 제대로 가르쳤는지 돌아봐야 할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번 사건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초·중·고 학교운동부에 공문을 보내 건전한 응원문화 조성과 혐오 이슈에 대한 학교별 자체 교육 강화를 요청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학생 선수들이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기량이 아니라 품격”이라며 학교 운동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별·혐오 표현, 엄격해지는 ‘레드카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이 사안을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해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징계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2회전부터 적용된다. 지도자와 선수 개인에 대한 징계는 관련자 조사와 대상자 특정 등을 거쳐 별도로 심의한 상태다.
징계 수위에 “교육적 해결 우선” vs “학폭과 다름없는 사건”
반면 문제가 된 표현이 단순한 응원·장난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청한 야구부 선수 출신 A씨(22)는 “고교 야구에서 상대 팀을 자극하거나 기를 꺾으려는 구호가 나오긴 하지만, 특정 지역이나 연고지를 직접 겨냥해 비하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적인 기싸움의 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교실에서 특정 지역이나 역사적 사건을 조롱하는 발언이 반복됐다면 학교폭력으로 다뤄질만한 사안”이라며 “학교폭력이 (가해자의) 대입에도 영향 주는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징계를 과하다고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상털기·근조화환…“낙인찍기 대신 교육적 해결을”
배재고 정문 앞에는 학교와 야구부를 규탄하는 근조화환도 설치됐다. 서울의 한 고교 운동부 지도교사는 “문제가 된 발언은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학생들을 조롱과 비난의 대상으로 세우는 방식으로는 교육적 해결이 어렵다”며 “학생들이 왜 그런 표현을 문제의식 없이 따라 했는지, 학교와 지도자가 어떤 교육을 놓쳤는지를 차분히 짚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SNS에 “협회의 6개월 출전정지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 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내 전체 학교운동부를 대상으로 차별·혐오 표현 근절과 건전한 응원문화 조성을 위한 긴급 교육을 실시하고, 학교체육 현장의 인권교육과 역사교육 실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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