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20년 음향 한우물 김영기 SMI 대표 “AI 기반 산업지능 구현 선도”
2026.07.02 13:46
반도체 가스 누출, 0.5초 만에 탐지…초음파 기반 음향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소 인프라 등 고위험 산업현장 안전 구현
“지난 20년은 소리를 측정해 눈으로 보여주는 데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소리에 담긴 의미를 인공지능(AI)으로 해석해 산업 현장의 미래 위험까지 스스로 예측하는 ‘AI 기반 산업 지능’을 선도해 나가겠다.”
김영기(사진) 에스엠인스트루먼트(SMI) 대표는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아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리와 AI 융합을 통한 산업지능 구현을 회사의 미래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신생아실에 있는 여러 명의 아기 중 우는 아이의 위치를 파악해야 의료진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산업 현장에서도 미세한 소리를 탐지해 위치를 확인하는 게 문제 해결의 첫번째 과정”이라며 “우리는 지난 20년간 소리 연구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KAIST에서 소음·진동 계측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대표는 LG전자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 생활을 거쳐 지난 2006년 다소 생소한 음향 진단 분야 기업으로 창업했다.
창업 당시 아이템은 초음파 음향 카메라였다. 소리와 누설, 방전 등이 발생한 위치를 마이크로폰과 카메라로 찾아 화면에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 카메라를 이용하면 가스나 전기가 새는 부위를 기존 계측장비보다 월등히 빠르고 손쉽게 찾아내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
그는 “소음 진동 계측 검사 및 모니터링 전문기업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으로 창업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됐다”며 “한 눈 팔지 않고 20년 동안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해 초음파 음향 카메라 분야에 매진한 덕에 이 분야의 ‘글로벌 톱 5 기업’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18일 ‘비전 선포식’을 갖고 미래 전략과 비전을 공개했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맞춰 반도체 가스 캐비닛 시장 진출을 위한 비장의 무기인 새 제품도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에스엠인스트루먼트의 미래 먹거리로 선보인 제품은 반도체 가스 캐비닛용 초음파 누출 감지 솔루션 ‘배트캠 CX’와 방폭형 모델 ‘배트캠 eCX’ 등이다.
반도체 공정은 수소, 실란, 암모니아 등 치명적인 독성·가연성 가스를 다루기 때문에 가스 누출을 조기에 탐지해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농도 기반 센서는 최소 수십 초에서 길게는 수분 까지 기다린 뒤 측정이 가능해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 시설에 구축돼 있는 반도체 가스 캐비닛은 배기 팬이 작동하며 공기를 강제로 빨아 당겨 가스가 새더라도 농도가 쉽게 올라가지 않아 기존 농도 기반 센서로 가스 누출을 탐지하기 어렵다.
배트캠 CX는 가스가 새어 나올 때 발생하는 미세한 초음파를 직접 검출해 누출 후 0.5초 이내에 경보를 울린다.
특히 300개가 넘는 마이크로폰을 적용해 최대 200m에 달하는 원거리에서도 미세 가스 누출과 전기 방전 신호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탐지해 내는 독보적인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개발한 소리 분석 알고리즘 ‘오로라’(AURORA) 플랫폼도 탑재해 실제 가스 누출 소리와 일반 소음을 구분해 각기 다른 색깔로 화면에 표시해 식별성을 높였다.
그는 “그동안 실증 단계에 머물던 초음파 기반 가스누출 감지 기술을 실제 반도체 양산 라인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두 제품 출시를 계기로 반도체 공정의 고위험 가스 안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현재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 양산 시설에 설치돼 실증 중이다. 현재 반도체 가스 캐비닛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에 약 8만개 가량 설치돼 있는데, 이 시장 규모만 해도 3000∼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새로운 시장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가스 안전의 패러다임을 ‘사후 인지’에서 ‘실시간 차단’으로 전환하는 게임 체인저 제품으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지난 20년간 우리가 축적해 온 소리 데이터를 통해 산업 현장에 도사리고 있는 진짜 소리와 인공적인 소리를 구분해 안전을 예방해 주는 솔루션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스엠인스트루먼트가 배트캠 CX와 함께 내놓은 ‘방폭형 모델 배트캠 eCX’는 방폭 설계를 적용해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 생산기지나 석유화학 플랜트 등 모든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 제품은 앞으로 수소 시대를 대비해 개발한 것”이라며 “수소는 분자량이 낮아 야외에 누출되더라도 쉽게 흐트러지는 특성으로 기존 농도식 센서나 적외선 센서 등으로 측정이 불가능해 초음파로 유일하게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협력해 방폭 인증을 받았고, 평택 수소생산기지에 설치돼 실증되고 있다.
그는 “수소시장은 반도체 시장보다 10배 더 클 것으로 예측되고,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어 중장기 차원에서 시장 진출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엠인스트루먼트는 반도체·수소 시장뿐 아니라 교통, 비행기 보조 엔진, 전자 제조, 차량 정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AI 기반으로 탐지·분석하는 기술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년간 소리 탐지 분야를 사실상 개척해 왔다”며 “앞으로도 반도체, 수소 등 고위험 산업 안전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과 제품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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