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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와 같은 반열 과시한 트럼프, 기병대 호위 250주년 서부극 쇼

2026.07.02 13:5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자신을 같은 반열에 놓는 듯한 정치적 연출을 선보였다. 1일(현지시간) 노스다코타주에서 카우보이 기병대 등 루스벨트의 상징을 잇달아 소환하며 강인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행렬 앞에 선 ‘러프 라이더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다코타주 메도라에 새로 들어선 루스벨트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이자 건국 250주년 기념일을 사흘 앞둔 일정이었다. 그는 성조기 색 장식과 ‘1776-2026’ 문구가 붙은 열차를 타고 도서관 인근 행사장에 도착한 뒤 차량 행렬로 이동했다.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 행렬 앞에 등장한 기병대였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말을 탄 이들은 루스벨트가 1898년 스페인 전쟁 때 이끈 의용 기병대 ‘러프 라이더스’를 재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노스다코타주 메도라 버닝힐스 원형극장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루스벨트를 대통령으로 만든 전쟁 영웅 신화
스페인 전쟁 당시 해군부 차관보였던 루스벨트는 전쟁이 발발하자 공직을 내려놓고 의용 기병대 창설에 참여했다. 이 부대에는 텍사스 카우보이, 목장주, 광부, 사냥꾼, 대학 운동선수 등 서로 다른 배경의 인물들이 모였다. 언론은 ‘거친 말을 타는 사람들’ 이른바 러프 라이더스라는 별칭을 붙였다.

이후 루스벨트는 쿠바 산후안 고지 전투 등을 거치며 전쟁 영웅으로 부상했다. 여기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루스벨트는 뉴욕 주지사와 부통령을 거쳐 26대 대통령에 올랐다.

노스다코타도 루스벨트의 정치적 배경으로 꼽힌다. 뉴욕 출신인 루스벨트는 1884년 어머니와 아내를 잃은 후 노스다코타 배드랜즈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훗날 루스벨트는 “노스다코타에서 보낸 시간이 없었다면 대통령이 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스벨트는 대통령 재임 기간 대외적으로는 파나마 운하 건설과 해군력 강화를 밀어붙였고, 국내적으로는 독점 기업 규제와 자연보호 정책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서부 개척자이자 전쟁 영웅, 강한 지도자로 인식된다.

루스벨트와 동일선상에 선 트럼프…AI와 대화도
트럼프 대통령이 건국 250주년 기념 일정 중 하나로 노스다코타를 배치하고 러프 라이더스를 동원한 것도 이 같은 상징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행사에서 “우리는 1주년에 조지 워싱턴, 125주년에 루스벨트, 250주년에 트럼프를 맞이했다”며 루스벨트와 트럼프 대통령을 동일선상에 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도서관에서 인공지능(AI)으로 구현된 루스벨트에게 “파나마 운하가 당신의 최대 업적이었냐”고 묻는 등 자신과 루스벨트의 접점을 부각했다. 연설에선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가져가려 한다”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세기 초 루스벨트의 파나마 운하 건설 업적을 현재 자신의 중국 견제 정책과 맞물리게 한 것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이끈 의용기병대 ‘러프 라이더스’를 재현한 참가자들이 1일(현지시간) 노스다코타주 메도라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도서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타르서 들여온 임시 에어포스원 첫 탑승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가 제공한 보잉 747-8 전용기를 처음 타고 노스다코타로 이동했다. 기존 에어포스원 교체기가 도입되기 전까지 쓰일 임시 대통령 전용기로, 보안 점검과 개조에 상당한 비용이 예상돼 논란이 일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로이 마인크 공군 장관을 인용해 “개조 비용이 4억 달러(약 56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탑승 전 취재진에게 “역대 최고의 상업용 비행기일지 모른다”며 “미국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비행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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