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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Fable 5' 다시 열린다…미국 AI 통제 시험대 오른 프런티어 모델

2026.07.01 15:55

[경제일보]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일시 제한했던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접근을 다시 허용하면서 프런티어 AI를 둘러싼 규제와 기업의 출시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단순한 서비스 재개를 넘어 최첨단 AI 모델의 공개 범위와 정부 개입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3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신 AI 모델 '클로드 페이블(Fable)5'를 7월 1일부터 전 세계 사용자에게 다시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클로드 플랫폼과 클로드.ai, 클로드 코드, 클로드 코워크 등 주요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유료 이용자는 일정 기간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에서도 순차적으로 서비스가 재개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 상무부가 지난 12일 Fable 5와 최상위 사이버 보안 특화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Mythos)5'에 적용했던 수출통제를 해제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앤트로픽은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제한해야 했지만 이용자의 국적을 실시간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두 모델의 접근 자체를 중단했다.

두 모델의 성격은 다르다. Mythos 5는 전문가 수준의 취약점 탐지와 공격 경로 분석 능력을 갖춘 최상위 사이버 보안 모델로 평가된다. 반면 Fable 5는 일반 이용자를 위해 안전장치를 강화한 버전으로 해킹이나 무기 제조 등 민감한 영역에 대한 응답을 제한하도록 설계됐다.

수출통제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른바 '탈옥(Jailbreak)' 우려였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아마존 연구진은 Fable 5의 안전장치를 우회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식별하도록 만드는 기법을 발견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취약점 악용 코드까지 생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이후 미국 정부와 아마존 등 파트너사와 공동 검토를 진행했고 문제 행동을 차단하는 새로운 안전 분류기를 학습시켰다. 회사 측은 해당 분류기가 보고된 우회 기법을 99% 이상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안전장치를 강화할수록 정상적인 코딩이나 디버깅 요청까지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안을 강화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개방성을 높이면 위험성이 커지는 딜레마가 AI 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Mythos 5는 아직 전면 재개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 승인에 따라 일부 미국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만 접근을 복원했으며 향후 더 많은 국내외 파트너로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경쟁사인 오픈AI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픈AI 역시 차세대 모델 공개 과정에서 정부와 공유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에게 우선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업계에서는 정부의 사전 검증 절차가 새로운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백악관은 지난 6월 국가안보 역량을 갖춘 프런티어 AI 모델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사전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의무적인 허가제는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사전 검증 체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앤트로픽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파트너와 함께 AI 탈옥 위험성을 평가하는 공통 산업 프레임워크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탈옥이 모델의 능력을 얼마나 확장하는지 실제 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공동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Fable 5의 재개방은 단순한 서비스 재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최상위 AI 모델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고 기업은 안전장치를 보강해 다시 문을 열었다. 프런티어 AI 경쟁은 이제 성능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편 모델을 얼마나 빨리 공개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운영하고 정부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AI 산업은 성능 중심의 경쟁에서 안전성과 통제, 신뢰를 함께 검증받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선재관 기자 seon@kyung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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