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500억 JTBC 채권 산 개인 투자자들, 구조조정 협상서 소외
2026.07.02 02:10
원금 감면·만기 연장 논의서 배제
티메프 사태 때 채권자 보호 전례
JTBC가 기업 회생 대신 채권단과 자율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정작 회사채를 산 개인 투자자는 공식 협의 창구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JTBC 회사채에는 개인 투자자 자금이 최대 2500억원가량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채무 변제 조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회생법원이 지난달 24일 구성한 JTBC 채권자협의회는 금융사 중심으로 꾸려졌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 증권업계에서는 한양증권,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는 하나캐피탈 등이 JTBC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TBC 채권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 측은 협의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채권자협의회가 단순한 의견 수렴 창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JTBC의 회생 개시 여부를 일단 보류하고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절차를 밟기로 했다. ARS는 회생을 개시하기 전에 채무자인 기업과 주요 채권자가 자율적으로 채무 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제도다. 이 과정에서 채권자협의회는 JTBC의 채무 조정 방향을 논의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받는 핵심 창구 역할을 한다.
개인 투자자도 법원에 의견서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협의회에 직접 참여해 논의 흐름을 파악하고 의견을 내는 것과는 다르다. 개인 투자자가 공식 테이블에서 빠진 만큼 향후 원금 감면과 만기 연장, 이자 조정 등 변제 조건을 정하는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JTBC 채권의 위험을 떠안은 개인 투자자는 적지 않다. JTBC가 회생을 신청하기 약 4개월 전 발행한 930억원 규모 회사채 ‘JTBC42’의 경우 절반 이상인 510억원이 투자일임·자문사를 거친 개인 투자자 자금이었다(국민일보 2026년 7월 1일자 16면 참조). JTBC 공모 회사채에 들어간 개인 투자자 자금은 총 2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투자자가 위기 기업의 채권자협의회에 참여한 전례도 있다. 2024년 티몬·위메프 유동성 위기 당시 회생법원은 두 회사의 ARS 절차를 승인하면서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할 때 셀러 등 개인 채권자를 고르게 포함하라고 당부했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 때도 ㈜동양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개인 투자자 대표 자격으로 채권자협의회에 참여했다.
회생법원은 JTBC 측에 개인 투자자들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논의 과정을 정기적으로 공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투자자 소외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런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법원에 의견서를 낼 수 있다고 해도 채권자협의회에 들어가 논의에 참여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며 “개인 투자자가 채권단 협의 과정에 의견을 낼 수 있는 별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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