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전
4000달러 깨진 금값…식어가는 골드러시
2026.07.02 06:10
골드바 판매액 1월 897.7억→6월 327억
골드뱅킹 잔액도 2조원 밑으로올해 초까지 불었던 금 투자 열풍이 급격히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말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31.1g)당 5600달러를 돌파했던 금값이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강달러 등의 영향으로 6월 말 4000달러 아래로 내려서는 등 급락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897억7000만원에서 6월 말 327억원으로 63.6% 급감했다. 지난 2월부터는 꾸준히 지난해 월평균 판매액(575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바 판매액은 2월 말 542억2000만원, 3월 말 522억8000만원, 4월 말 490억5000만원, 5월 말 322억1000만원으로 줄다가 6월 말에는 소폭 늘어난 327억원을 기록했다.
0.01g 단위로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예금형 상품인 골드뱅킹 잔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 계좌 잔액은 1월 말 2조4434억원에서 2월 말 2조3522억원, 3월 말 2조1480억원, 4월 말 2조1175억원, 5월 말 2조648억원으로 줄었다. 6월 말에는 1조8370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1조8189억원) 이후 최저치다.
올해 1월 말을 기점으로 금값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의 금 관련 상품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에는 금리 인하 기대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가 맞물리며 금값 상승 기대가 컸다. 그러나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다. 여기에 1월 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 이후 부각된 금리 인상 가능성과 강달러 현상까지 겹치며 금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금은 세계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아 금리가 오를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물 기준 금값은 올해 1월1일 온스당 4320달러 선에서 시작해 같은 달 29일 5595달러까지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파 성향으로 평가되는 워시 의장 지명에 대한 우려로 2월 초부터 4300달러 선까지 빠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5100달러를 회복했다. 그러나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상 우려와 강달러 압력이 이어지면서 금값은 4300~4400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4200~5300달러 사이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휴전 논의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강달러 압력이 지속되며, 4월 4800달러 선이던 금값은 5월 44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6월에는 Fed의 매파적 동결과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달 24일 최저가 기준 3959.38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3952.73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첫 영업일인 1월2일 4224.53에 개장한 뒤 사상 최고치인 9385.59(6월15일)까지 치솟으며 증시로의 머니 무브가 가속화된 점도 금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올해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고 달러 강세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금 가격이 오르기 힘들다. 지난해 금을 매수한 고객들이 고점 대비 적은 수익률이나마 챙기기 위해 많이 매도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상장지수펀드(ETF)나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 등 국내외 증시로 투자처를 옮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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