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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실손보험, 이달부터 5세대로 재가입 시작

2026.07.02 00:36

연말까지 만기 55만건 돌아와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뉴스1

2021년 판매가 시작된 4세대 실손보험의 5년 만기가 이달부터 돌아온다. 만기 가입자들이 다시 실손보험을 들려면 5세대 실손으로 갈아타야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4세대 실손보험 최대 55만건의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별로 세대가 나뉜다. 2009년 표준화되기 이전에 나온 1세대, 2009~2017년 판매된 2세대, 2017~2021년 판매된 3세대, 2021~2026년 판매된 4세대가 있다. 지난달부터는 5세대 실손만 새로 들 수 있다.



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손보·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농협손보 등 손해보험사 9곳에서 지난 2021년 7월 한 달간 판매된 4세대 실손보험은 총 7만1191건이다.

이 4세대 초기 가입자들부터 이달 만기를 맞아 5세대 실손으로 넘어가야 한다. 기존 보험사에서 가입할 경우 별도 심사 없이 5세대로 전환할 수 있다.

자동으로 전환되지는 않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전환 대상 가입자들에게 5세대 가입 안내를 하고 있다. 만약 만기를 맞았는데 다른 보험사로 옮기거나, 일단 해지한 뒤 나중에 다시 보험을 드는 경우 신규 가입과 동일하게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진료 이력 때문에 일부 담보 가입이 제한되는 등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실손보험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1세대와 초기 2세대 실손은 대부분 100세 만기 상품이라 거의 평생 보장이다. 후기 2세대(2013년 4월 이후)와 3세대 실손은 재가입 주기가 15년이라 아직 그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다. 4·5세대는 5년 만기로 설계됐기 때문에, 이번이 실손보험의 첫 세대 전환인 셈이다.


그런데 5세대 실손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은 게 문제다. 지난달 출시된 5세대 실손은 4세대보다 보험료가 약 30% 저렴한 대신 보장도 축소됐다. 경증 환자 도수 치료 같은 비급여 보장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자기 부담률이 기존 30%에서 50%로 올랐고 연간 보장 한도는 1000만원으로 축소됐다.

뇌혈관·심장 질환 같은 중증 질환 중심으로 보장을 강화하고, 경증 치료에는 가입자 부담을 늘려 ‘의료 쇼핑’을 막겠다는 취지다. 한 4세대 실손 가입자는 “건강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도수 치료나 체외 충격파를 받기 위해 실손에 드는데 비급여 보장이 줄어들면 지금보다는 활용도가 떨어질 것 같다”며 “보험료가 싸지더라도 정작 필요할 때 보험금을 못 타면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이런 이유로 5세대 실손 출시 후 한 달간 기존 세대에서 5세대로 갈아탄 건수는 총 7000여 건에 불과하다. 1~4세대 실손 가입자가 3000만명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미미한 수치다. 금융 당국은 5세대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한 당근책을 내놓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6개월간은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1·2세대 가입자에게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나마 이번 4세대 만기 가입자들의 전환이 5세대 실손 수요를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5년간 만기가 되는 4세대 실손보험이 최대 604만건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보험 영업 현장에서는 이 틈을 노려 ‘5세대 실손보험금이 적게 나올 수 있으니, 수술비·간병인 담보를 보강하라’며 다른 보험 상품을 끼워 파는 정황도 보인다. 최근 다수 보험 판매 채널에서는 “5세대 실손의 습격에 내 병원비는 무사할까요?”, “가벼운 보장과 무거운 부담이 5세대 실손의 핵심입니다” 같은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5세대 실손의 경우 비중증 비급여 입원비 보상 한도가 회당 300만원으로 제한된다. 이 점을 강조해 입원비 보장이 큰 암보험을 끼워 판매하거나, ‘OO생명 입원비 플랜’이라는 이름을 붙여 기존 건강보험상품에서 입원비 보장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는 식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새로운 세대의 실손이 출시될 때마다 보장이 줄어든다며 불필요한 고가의 건강보험을 끼워 파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5세대로 전환하면서 추가 보험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정말 필요한 담보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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