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ETF·스페이스X 자금유입량이 말해준다…증시, 완전 과열이다"[경제정책 줌인]
2026.07.02 06:10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종료, 시장 충격 크지 않을 것”
“국민연금 국내 주식비중 상향은 원칙 훼손한 것”
“포모 있어도 본인 투자성향부터 따져봐야”
“주택처럼 장기 주식보유에도 세제혜택 줘야”최근 코스피지수 급등에 대해 주식시장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에 새로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늘고 있고 투자금액도 커지고 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과열을 걱정하는 쪽이다. 주식투자에 한참 거리를 뒀던 사람들이나 아예 주식투자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 때문에 주식투자에 뛰어드는데, 홍 대표는 일단 본인의 투자성향이 모멘텀 투자자인지 평균 회귀 투자자인지 따져 보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2030세대에게는 “젊을수록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건 기본 투자상식”이라며 “지금의 주식 활황으로 수익을 거둔 세대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주식 장기보유에 대해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종료에 대해 배재현 프리즘투자자문 상무(CIO)는 “국민연금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장기간 분할 매도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기계적으로 팔아서 수십조 매물이 출회되는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고 리밸런싱 유예를 좀 더 지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국민연금 투자운용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 프리즘투자자문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다. 배 상무는 2013년부터 약 12년간 국민연금 운용전략실에서 자산배분 업무를 수행했으며 투자운용팀, 투자전략팀 등을 두루 거쳤다.
문답 중 국민연금 부분은 배 상무가, 나머지는 홍 대표가 대부분 말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급격하게 올랐고, ‘코스피 10,000’ 얘기도 나오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보나.
▲완전 과열이다. 과열 징후를 알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이 있는데 크게 두 가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첫째, 5월말부터 출시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개별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지금 8조~9조원 정도 유입돼 있다고 하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레버리지 자금들이 시장에 유입된다는 것 자체가 시장 참가자들이 너무 낙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보는, 한 방향 기대다. 둘째는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의 PSR(주가매출비율)이 100배다. 시가총액이 매출의 100배라는 뜻인데, 어마어마하게 말도 안 되는 가격이 형성되는 데도 전 세계적인 IPO(기업공개) 붐이 불었다. 스페이스X는 또 200억달러(약 30조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했다.
-어떤 의미인가.
▲시장에 들어오는 돈은 어느 정도 한정돼 있는데 주식의 공급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올해 미국에서 상장돼 새로 풀리는 주식 공급 물량이 3000억달러 이상 된다. 전형적인 시장 과열 징후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시장이 너무 뜨겁게 오르다 보니까 이런 경고의 목소리가 다 묻혀버리고 만다. “시장이 위험하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고 한다. 과거 버블과 다르다고. 당연히 시장의 고점을 알 수 없지만 암튼 리스크가 커졌다. 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면 굉장히 위험했을 텐데, 지금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앞으로 당분간 계속 동결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주로 삼전닉스 덕분인데 영업이익 전망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 아닐까.
▲반영됐지만 계속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지 않나. 안 그래도 반도체 마진율이 높은 데다가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니까 이익 전망은 일단 계속 상향조정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는 오버슈팅 가능성이 있다. 일단 전형적인 과열 징후가 많이 보인다. 가속도가 붙을 때는 시장이 악재를 다 흡수해 버리지만 어느 날 “올해 이익 증가율이 300%였는데 내년에 200%가 될 전망이다” 이러면 모멘텀이 바뀔 수 있다.
-2배 레버리지 ETF의 리스크에 대해 더 설명한다면.
▲일단 ‘음의 복리효과’가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 하락하면, 이 상품은 20% 하락한다. 1000만원이 800만원 되는데, 다시 주가가 10% 올라도 이 상품이 20% 오르면 960만원밖에 안 되는 거다. 또 레버리지 ETF의 문제 중 하나가 연간 비용이 5% 정도 발생한다. 돈을 빌려서 차입해서 주식을 사놔야 하니까. 한국은행이 7월에 기준금리 인상하면 암묵적 비용이 적다면 연 4%, 많다면 연 6% 정도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물어야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불나방처럼 몰리고 있다. 여기 투자하려면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교육 2시간 받고 시험문제도 풀어야 하는데, 너무 사람이 몰려서 서버가 다운됐다고 하더라. 이게 뭘 의미하냐면 안타깝게도 한번도 이런 리스크 큰 상품에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든 것이다.
-주식시장이 과열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도 더 늘고 투자금액도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장이 빠질 때마다 물 타고 해서 크게 수익을 보는 사람이 있을 텐데, 투자가 너무 쉬워보이고 그렇다. 그런 사람이 1만명 중 한명 있다고 해도 막 주변에다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다가 “나는 이렇게 크게 벌었는데 너네는 뭐하고 있냐”는 식으로 얘기하기 마련이다.
-주변에서 “삼전닉스 안 사고 뭐 하냐. 아직 안 늦었다”는 얘기를 좀 듣기는 했다.
▲시장에서 제일 무서운 게, 같이 망하는 건 괜찮은데 나만 못 버는 게 제일 괴롭다.
-어쨌든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체 자산에서 한국 주식의 비중이 커져서 자동 리밸런싱으로 주식을 팔고 나가는데, 대부분 개인투자자가 그 물량을 받아내는 것 같더라.
▲우리나라에서 2024년 기준 개인이 들고 있는 순자산이 1경3000조원(부동산, 예금 등 포함)이다. 2025년에는 약 10% 정도 늘었을 것이다. 그럼 1경5000조원쯤 될 텐데, 이 중 10%만 주식으로 이동해도 1500조원이다. 충분히 매수 여력은 있다. 매수 여력이 고갈돼서 끝난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투자의 분위기나 느낌이 한번도 주식 투자를 안 해보던 사람들이 시장에 많이 들어오니까, 즉 주식이 프로의 손에서 아마추어의 손으로 이전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좀 안 좋은 증거다.
-정부의 상법 개정 등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정책 추진의 영향은 대략 몇 대 몇으로 봐야 할까.
▲코스피 3000까지는 정부 정책 영향이 있었고, 그다음부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다고 본다. 작년 여름부터 반도체 가격이 5배 올랐으니까. 정부 정책은 두 가지라고 보는데 첫째는 당연히 상법 개정이고 두번째는 사실 새 정부 출범 그 자체였다고 본다. 2024년말 계엄 때부터 탄핵, 대통령 선거까지 너무 불확실성이 많았다.
-앞으로 코스피지수에 변곡점이 온다면 가능한 것들이 뭐가 있을까.
▲반도체 수요 감소가 제일 걱정인데 그건 금방 올 것 같지는 않다. 2000년대 닷컴버블 때 인터넷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를 독점했던 시스코가 세계 시가총액 1위였는데 한순간 매출액이 90% 줄면서 주가는 93% 하락하고 그랬다. 왜 매출이 줄었느냐 보니까 하도 공급이 부족하니까 수요자들이 허위 주문을 했다더라. 라우터가 100개 필요한데 500개 주문하고 그런 거다. 경기가 나빠지고 하니까 줄줄이 주문을 취소했고, 통신망 사업자들이 부도나기도 해서 물량을 받아줄 회사가 없어졌다.
-AI(인공지능) 분야를 열심히 하는 빅테크가 망할 수도 있다는 건가.
▲망한다기보다 “이 경쟁에서 우리는 손을 떼겠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나중에 치열한 경쟁이 끝난 다음에 사서 쓸게”라는 식이지 않나. 데이터센터를 엄청 많이 지어놨는데 갑자기 AI 한두개 없어지고 하면 그런 데이터센터가 과잉설비가 되고 재고 떨이 해서 가져가는 회사가 오히려 승자가 될 수도 있다. 테슬라가 그렇게 해서 승리했다. GM이나 미쓰비시가 미국에 지어놨던 공장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못 견디고 철수하는 순간에 테슬라가 샀다. 비슷한 일이 AI 생태계에서 없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메모리를 더 적게 소비하는 우회로가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가 만들어놓은 AI 학습 시스템 생태계가 있는데, 블랙웰 하나에 HBM(고대역 메모리) 몇개라는 식으로 구성돼 있을 것이다. 근데 그걸 우회하거나 더 저렴하게 개발하는 방법을 누군가가 개발하는 순간 갑자기 공급 과잉이 될 수도 있다. 구글의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같은 게 지금은 “별 거 아니야”라고 평가하지만 거기서 또 혁신이 나와서 정말 엔비디아에 비해 훨씬 싼 비용으로 괜찮게 학습시켜 낼 수 있다면 그렇게 많은 투자가 필요한가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엔트로픽도 지금 오픈AI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과 더 적은 토큰으로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다. 오프AI도 계속 투자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 펑펑 돈을 쓰는 개발 전략이 아닌 효율화 전략으로 돌아서게 된다면 정말 그렇게 데이터센터가 많이 필요하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 리밸런싱 유예가 올해 6월말로 끝나서 7월에 매물에 쏟아질 거라는 우려가 있다.
▲국민연금이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실제 매도가 필요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이지만 그 전에 뭔가 시장충격을 완화하는 조치를 강구해놓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장기간 분할 매도한다는 게 방침이다. 기계적으로 팔아서 수십조 매물이 출회되는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천천히 파는 식으로 할 것이고 리밸런싱 유예를 좀 더 지속할 수도 있다.
-리밸런싱 유예는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금운용위원회를 수시로 열 수 있으니 충분히 가능하다. 참고로 투자배분 허용 범위는 기금위를 통해서 결정하지만 매달 실제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거래할지는 기금운용본부가 월간자금운용계획을 세워서 결정한다.
-국민연금이 지난 5월말 국내 주식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조정했는데 이게 잘못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주식 비중은 10년 전에 20% 정도였는데 매우 점진적으로 낮춰서 14.9%가 된 것이다. 덩치가 큰 기금의 비중 축소가 시장에 영향을 주니 천천히 한 것인데, 한방에 확 올려버리면서 또 덩치가 커서 그렇다고 하니 모순적이고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주식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넘은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계속 낮춰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연금의 주식 내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이 30%가 넘는다고 하니.
-그래도 주식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이 매물 폭탄을 내놓지 않으니까 좋아하지 않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국내 주식 비중을 높여 팔지 않는 게 일견 시장 왜곡을 막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산배분 변경은 시장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이 아니라 장기적인 거시경제 패러다임 변화, 기금 고갈 시점 등을 고려한 구조적 판단 하에 이뤄져야 장기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다. 그저 매도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져서 안타깝다.
일본공적연금(GPIF)은 2014년 디플레이션 탈출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 정책 기조에 발맞추어 기존 초안전 자산(일본 국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위험 자산(주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국내 채권 비중을 대폭 줄이고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채권의 비중을 늘렸다. 2020년에는 마이너스 금리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자산 비중을 대폭 늘리는 2차 개편을 단행했다. 그리고 그 이후 원칙을 충실히 지켰다.
-우리나라는 주가 급등 때문에 매도를 피하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렸다면 이게 나중에는 더 큰 충격으로 올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시장 충격도 문제지만 수익률 문제도 있다. 2021년에도 자산배분 허용 범위를 넓힌 적이 있다. 그리고 나서 2022년 국민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났다. 2008년과 2018년을 제외하면 세 번째인, 흔치 않은 일이다. 주가가 계속 오르면 모르지만 만약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성과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올해 아주 높아졌다고 하던데,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원칙을 지키는 게 그렇게 어렵다.
-주식시장에서 ‘포모’ 심리가 크다. 지금이라도 주식시장에 들어가야 하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람마다 성향이 달라서, 자신만의 재테크 스타일을 잘 찾고 그에 따라야 한다고 보는데.
▲본인이 어떤 스타일의 투자자냐는 질문을 반드시 해 보는 게 좋다.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들의 자금을 보면 반반인데, 숫자를 보면 압도적으로 모멘텀 투자자, 즉 추세 추종 투자자들이 많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식이다. 시장의 힘이 좋고 이익의 모멘텀이 좋은데 왜 주가가 비싸냐를 따지냐. 그러니까 지금 시장이 강세장이냐, 아니냐만 판단하자는 전략이다. 20일 이동평균선, 60일, 120일, 240일 이렇게 쭉 장기 정배열 돼 있다는 건 시장의 힘이 강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우리나라 시장이 모멘텀 시장인 건 알겠는데 오를 때 너무너무 좋지만 빠질 때 이렇게까지 위험한 시장에 굳이 내가 올라타야 하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머지 평균 회귀 투자자라고 부르는 진영이 있다. 자금 규모로 보면 이들이 절반이다. 사실 연기금, 글로벌 펀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의 특징은 역발상 투자라고 보면 된다. 시장의 흐름에 대해 반대 방향에서 매매하는 사람들, 그래야 돈을 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시장이 급등하면 기분 좋게 팔고, 악재가 터져 시장이 피바다가 될 때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그게 가능하려면 자산 배분을 해놓고 있다가 내 목표 비중보다 한국 주식 비중이 너무 낮게까지 주가가 폭락했을 때 저가 매수하는 이런 전략을 쓴다. 국민연금은 평균 회귀 투자자인데 모멘텀 투자자처럼 행동하고 있는 게 지금 문제다. 국민연금이 이제 투자철학을 바꿔서 앞으로 모멘텀 투자자가 되겠다 그러면 어쩔 수 없지만, 평균 회귀 투자자로 설립 이후 쭉 살아왔는데 갑자기 올해는 모멘텀 투자자처럼 행동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투자 원칙을 저버릴 때 위기 위험이 커지는 경우들이 있다.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평균 회귀 투자자는 오래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모멘텀 투자자는 빨리 떠날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반대다. 모멘텀 투자자는 오르는 추세가 꺾이는 순간 도망갈 줄 알아야 하는데 물린 채로 ‘물타기나 하지’ 이러다가 계속 물려서 견디는 투자를 한다. 반면 평균 회귀 투자자는 충분히 싸다고 생각해서 샀는데 더 떨어지면 ‘지금 충분히 싸고 바닥이니까 더 사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손절하고 도망가 버린다. 이러니까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잘하는 게 쉽지 않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수익률 잘 내는 사람이 아니라 밤에 잘 자는 사람이다. 프리즘 투자자문은 평균 회귀 투자자다. 밤에 잠을 잘 잔다.
-일반인의 경우 주식을 안 하는 사람도 많고, 예금만 했던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 이런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온다.
▲이렇게 들어올 때가 제일 위험하다. 그래서 주식 투자를 해보겠다면 일단 평균 회귀 투자자부터 해보는 게 어떤가 싶다. 당신의 성향도 모르고 주식에 정말 자질이 있는지도 모르고. 자질은 심리적인 데 있다.
-그 심리를 버틸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대중과 다르게 가야 돈을 벌 수 있으니.
▲그렇게 신경이 두꺼운 사람들이 투자를 잘한다. 남의 말에 쏠리면 안 되는데 안 쏠릴 수가 있나? 워렌 버핏이 아주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주식에서 가장 힘든 게 뭔지 아느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거다.” 내가 좋은 포지션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들이 들리고 주변에서 “워렌 버핏도 이제 끝났네. IT(정보기술)에 대해서 모르네” 이런 얘기 들을 때 “예, 저 잘 몰라요. 근데 저희 시장이 올 거라고 믿어요” 하고 참아야 하는데 “그게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라고 주총에서 이야기 했다. 투자에서 제일 힘든 게 참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못하시는 분들은 주식 투자를 직접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포모 심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2030세대와 4050세대로 나눠서 조언한다면.
▲기본적으로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수치를 주식 비중으로 하라는 얘기가 있다. 2030세대는 아무래도 주식 비중이 좀 컸으면 좋겠다. 또 투자 원금이 얼마 안 될 테니까. 투자 원금이 많은데 주식 비중이 크면 밤에 잠이 잘 안 온다. 취직해서 모은 돈이 1000만원이면 주식시장이 10% 빠져도 1000만원이 900만원 되는 거다. 젊었을 때 미래 소득 전망이 밝을 때는 아무래도 위험자산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전략이 맞고 반대로 4050세대는 슬슬 리스크 관리도 하고 공격적으로 운용했던 사람도 중립적 또는 방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시기에 개별 종목 레버리지를 하겠다고 몰려드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8만명인가 온라인 교육 받았다는 사람들 중에 가장 많은 나이대가 50대였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수익률 분석 결과를 보니 장기보유한 70대 이상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자주 사고파는 20대와 30대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국 장기보유가 답이라고 봐야 하나.
▲젊은 층, 남성들의 매매회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에 개인투자자 성향 연구한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도 있는데, 20대 남성 매매회전율이 9.3일인가 그랬다. 한번 사면 9일 보유하고 파는 거다. 엄청난 강세장을 만나도 샀다 팔았다 계속 하니까 수익이 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거래세가 있어 거래 비용이 꽤 든다. 70대는 아무래도 ‘자산을 자녀들, 손자들에게 잘 물려줘야지’ 하면서 좀 느긋하게 보시는 거다. 에너지도 떨어지니까 매일 쳐다보는 것도 힘들고, 투자 경험도 길고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져서 그렇다. 우리끼리 맨날 하는 얘기가 미성년자 계좌랑 70대 계좌가 수익률이 제일 좋다는 거다. 우량주를 선택하기 어려우면 그냥 코스피200 추종하는 ETF를 사면 된다. 지수는 어차피 살아남은 주식으로 계속 갈아끼워주는 승자 기록이니까. 지수에 장기 투자하면 지는 게 훨씬 어렵다.
-주가 급등으로 차익실현 한 게 주택 구매로 이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집 한채는 먼저 보유해야 한다는 게 불문율인 것 같다.
▲슬픈 현실이다. 정책과 반도체 호황이 잘 겹쳐서 이제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겨갈 만한 기회가 왔는데 그 기회로 받은 수익으로 부동산을 사니까 그렇다. 이게 쉽게 끝나지가 않는다. 특히 우리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크다. 서킷 브레이커가 일주일에 두번이나 나오니까. 수익률의 표준편차 같은 걸로 측정하는 게 있는데, 한국 시장의 변동성이 세계 평균 대비 4배 정도 높다고 한다.
-부동산 쏠림이 사회 경제 전체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부동산 장기 보유 특별공제처럼 주식을 장기간 보유한 사람들에게 배당소득세 면제 또는 절감을 해준다든가 하는 어떤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예전에는 세수 부족해진다거나 주식 많이 가진 사람들이 부자가 많으니까 부자 감세다 그래서 못했는데 지금은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나 싶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한도 확대하는 것도 공약사항이었는데 작년 말에 물 건너갔다.
-최근 20대와 30대는 부동산을 주식과 동일한 선상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젊었을 때 경험이 평생 간다고 한다. 지금 주식시장 붐이 일었을 때 주식에 장기간 투자하면 꾸준한 성과가 난다라는 걸 좀 인식시켜주는 방향으로 가면 이 세대가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처럼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크고 노후 들어서도 엄청 부유한 세대로 늙어갈 수 있다. 그런 인센티브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전세, 월세로 살면서 개인연금과 IRP(개인퇴직계좌)에 연간 세제 혜택(900만원 한도)까지 계속 불입해서 적립해 은퇴 때까지 장기투자하는 전략은 어떤가.
▲굉장히 좋은데 아까도 얘기했지만 버핏이 한 것처럼 투자해 놓고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변에서 “너는 왜 그러고 사냐”라는 것에 귀를 닫는 게 너무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임대로 살면서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부동산 주택 가격 대비 임대수익률이 3%가 잘 안 나온다. 10억원짜리 집에 연간 월세 3000만원이 잘 안 나오지 않나. 3% 정도 비용으로 월세 살면서 내가 그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투자하는 게 낫다. 다만 두가지 리스크가 있다. 하나는 “너 왜 그러고 사냐”, 또 하나는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니까. 못 오르는 지역이 많다는 것도 알긴 하지만, “원베일리 같은데 몇십억 올랐다더라” 그런 말 들으면 ‘몇 배가 나오는데 내가 이거 해서 뭐 하나’라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요새 서울에 있는 15억 이하 아파트가 랠리인데,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도 오른다니까 다들 조바심을 느끼는 거다. 실제로 2006년에 실거래가 시행돼서 의미있는 부동산 통계가 생기고 20년 지났는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의 연 수익률을 보면 약 4% 정도밖에 안 된다. 그걸 생각해 보면 사실 그 이상 수익 낼 수 있는 자산이 되게 많다. 그런데 우리는 아파트가 연 10% 넘게 오른 특정 지역 얘기에만 귀가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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