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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메모]선수들은 진정 최선을 다했나

2026.07.01 20:20

| 김세훈 기자

북중미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전 거리 응원에 나섰던 학부모를 최근 만났다. 부모는 초등, 중등 자녀를 데리고 광화문으로 갔다. 평일이라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했다. 한국이 0-1로 패한 뒤 아이가 물었다.

“엄마. 근데 우리 선수들은 왜 안 뛰어?”

부모는 답을 하지 못했다. 부모는 “그날따라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가 많았다”며 “경기도 졌지만 열심히 뛰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부모는 “평일이라 휴가까지 내고 나왔는데 배신감까지 느낀다는 말도 들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 조별리그, 특히 3차전에서 엄청난 투혼을 보여왔다. 조별리그 통과가 걸려 있든, 이미 탈락이 확정됐든 선수들은 소위 ‘대가리 박고’ 뛰었다. 그래서 이기기도 했고, 패해도 “졌잘싸”라는 칭찬 속에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는커녕 내용도 형편없었고, 내용은커녕 자세부터 나빴다.

선수가 상대 선수들에게 둘러싸이면 도와주려고 접근하는 것은 기본이다. 돕지 말라고 지시할 감독은 한 명도 없다. 이건 선수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기본 중 기본이다. 교체 아웃되면서 불평하는 장면도 볼썽사나웠다. 과도한 동작으로 뭔가에 대해 짜증을 내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그게 감독을 향한 게 아니라 동료들을 향한 것이었다면 더더욱 해서는 안 됐다. 앞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몸을 만들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감독 눈 밖에 났든, 전술이 마음에 들지 않든, 프로 선수라면 언젠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며 이를 악물고 몸을 만드는 게 상식이다. ‘선수’라면 그라운드에서 기량으로 보여줘야 하며, 벤치에 있을 때는 팀과 동료를 위해 자중하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월드컵 기간 수많은 스타를 지켜봤다. 극소수 스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선수들은 감독 지시에 수긍하면서 팀을 위해 동료를 위해 뛰었다. 날씨가 더워서 못 뛰었다는 것도 변명에 불과하다. 한국이 더우면 다른 나라 선수들도 덥다. 한국보다 더 어려운 상황, 힘겨운 일정, 버거운 대진 속에서도 열심히 뛰면서 성적을 낸 팀들이 존재한다.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죄송하다고 했다. “네가 잘못한 건 없다”라는 팬심은 이해하지만 그게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자. 칭찬과 위로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질책과 충고도 필요한 법이다. 누가 봐도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선수들은 이번 실패를 통감해야 한다. 처절하게 자성하면서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남 탓만 하는 선수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했을까. 기자는 그러지 않았다고 본다. 최선을 다한 게 겨우 이 정도라고? 믿어지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 감독은 돌아오지 못하지만 선수들은 돌아와야 한다. 그게 선수들이 이번 실패를 통감하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하는 이유다.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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