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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뿌리는 어머니였다”… 이영춘 시인의 시와 인생

2026.07.02 00:09

춘천문화재단 예술인문아카데미 시즌2 첫 강연
지난달 30일 춘천 꿈꾸는 예술터서 성황리 개최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예술인문 아카데미 시즌 2 ‘예술을 짓는 사람들’의 첫 번째 강연이 지난달 30일 춘천 꿈꾸는 예술터에서 이영춘 시인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달 30일 춘천 꿈꾸는 예술터에서는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예술인문 아카데미 시즌 2 ‘예술을 짓는 사람들’의 첫 번째 강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197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50년 가까이 지역 문학 발전에 기여해 온 이영춘 시인이 초청돼 ‘시와 인생 이야기’를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이영춘 시인은 자신이 문학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동기를 ‘외로움과 절망, 그리고 열등감’이라고 진솔하게 고백했다. 평창군 봉평면 출신인 그는 고교 진학을 위해 집에서 몰래 쌀 세 되를 훔쳐 원주로 향했던 어린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타지에서의 외로운 자취 생활과 사투리로 인한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 겪었던 지독한 주눅과 열등감이 결국 노트에 글을 끄적이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시인은 “처음엔 문학이 나를 구원해 줄 것이라 믿고 시작했지만, 점차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창작의 ‘멍에’가 되기도 했다”며 예술가로서 감내해야 했던 고뇌를 털어놓았다.

지난달 30일 춘천 꿈꾸는 예술터에서 춘천문화재단이 주최로 열린 예술인문 아카데미 시즌 2 ‘예술을 짓는 사람들’에서 이영춘 시인이 ‘시와 인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춘천 꿈꾸는 예술터에서 열린 이영춘 시인 초청강연에서 참가자가 질문을 하고 있다.


강연 내내 그는 “시는 곧 체험이며, 정서적 충격이 클수록 좋은 글감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그의 대표작들은 사회의 그늘지고 가슴 아픈 현실과 맞닿아 있다. 춘천 발산중학교 교감 시절, 멸치와 깍두기만 든 부실한 도시락을 혼자 훔쳐 먹던 결손 가정 학생의 모습을 보고 쓴 시 ‘슬픈 도시락’, 오토바이 사고로 청구된 80만 원의 빚을 감당하지 못해 세상을 등진 소년의 안타까운 기사를 읽고 쓴 ‘검은 눈, 검은 눈물’ 등은 현장에 모인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또 춘천 의암호 수초섬 사고로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쓴 ‘침묵의 강, 침묵의 도시’를 소개하며, 부조리를 고발하고 아픔을 대변하는 것 역시 문학인의 중요한 사명임을 역설했다.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예술인문 아카데미 시즌 2 ‘예술을 짓는 사람들’의 첫 번째 강연이 지난달 30일 춘천 꿈꾸는 예술터에서 이영춘 시인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무엇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 글 쓰는 사람에게 모든 글의 뿌리는 ‘어머니’로 통한다”는 시인의 창작 철학은 강연의 깊이를 한층 더했다. 아버지의 화풀이로 깨져버린 고추장 항아리와 어머니의 붉은 눈물을 담아낸 ‘홀로 떠가는 달’, 자식들에게 희생만 하신 어머니의 상처를 절절하게 그린 ‘어머니의 강, 그 눈물’ 등의 작품을 통해 문학적 영감의 가장 숭고한 원천이 어머니에게 있음을 시사했다. 

창작의 슬럼프 극복 방법을 묻는 관객의 질문에 시인은 “안 써질 때는 억지로 쓰기보다 책을 깊이 읽으며 간절하게 매달려 보라”고 답하며 “인생은 매일매일이 실험이듯, 문학을 향한 열정과 실험을 멈추지 말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시인은 그렇게, 외로움이 시가 되고 어머니의 눈물이 문장이 되는 자신의 삶을 담담히 풀어내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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