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고개 숙이지 말아요" 캡틴 손, 상반된 분위기 속 귀국
2026.07.02 00:08
팬들 박수 치며 응원 목소리
선수단 편안한 분위기 속 이동
야유 대신 격려가 쏟아졌고, 비판 대신 위로가 이어졌다.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춘천 출신)이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귀국했다. 손흥민과 김승규, 송범근, 엄지성, 이재성 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일부 선수단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출발한 선수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오전 4시 20분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좌석 확보가 어려워 다른 항공편을 이용한 이기혁(강원FC)과 강상윤, 배준호, 이동경, 이태석, 이한범, 조위제 등도 약 20분 뒤 입국장을 통과했다. 이로써 한국을 거치지 않고 곧장 중국과 독일, 덴마크로 향한 박진섭과 옌스 카스트로프, 조규성을 제외한 전원이 귀국을 마무리했다.
불과 24시간 차이지만 입국장에 운집한 팬들은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팬들은 전날 경찰은 물론 공항 경비원과 협회 경호원까지 200여 명의 보호를 받던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 등에게는 "나가", "연봉 반납하라" 등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축구협회의 영정 사진과 '홍명보 돈 뱉고 나가', '한국 축구는 죽었다' 등 문구가 담긴 현수막도 내걸렸고 한 팬은 정몽규 회장을 향해 엿 대신 개껌을 투척해 경비 인력이 수습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반면 이날은 동선을 분리하되 경찰 없이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됐다. 팬들도 야유 대신 박수를 치며 "고생하셨어요", "고개 숙이지 마", "사랑해요" 등 위로 담긴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재성 힘내', '평생 가자 손흥민' 등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선발대는 홍명보 감독을 제외한 선수 전원이 단복을 착용해 딱딱한 모습을 띠었지만 후발대는 모두 사복을 착용해 편안하게 보였다. 일부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에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화답하기도 했다.
다만 취재진과 접촉은 없었다. 손흥민은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곧장 대기 중이던 차량에 올랐다. 손흥민은 귀국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당시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과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다시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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