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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순두부·안동찜닭… ‘K로컬푸드 헌터스’ 입맛 저격

2026.07.02 00:09

[And 여행] 관광공사 초청 외국인 미식투어
지난 29일 서울 중구 CJ 더키친에서 진행된 한식쿠킹클래스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미식·여행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만든 비빔밥을 모아 놓고 ‘항공샷’을 찍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 삼청동의 고즈넉한 한옥 공간에 지난 29일 세계 각국의 미식·여행 인플루언서들이 모였다. 이들이 들고 있는 카메라의 시선은 유명 관광지나 대형 레스토랑에만 머물지 않는다. 강원도 강릉의 초당순두부, 전북 전주의 비빔밥, 전북 순창의 장, 경북 안동의 찜닭, 대구의 뭉티기, 부산의 돼지국밥처럼 지역의 일상에 자리 잡은 음식들이 이번 여정의 주인공이었다.

한국관광공사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해외 인플루언서 33명을 초청해 ‘K로컬푸드 헌터스 33’ 미식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한국의 지역 음식과 식재료 등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각자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에 소개하도록 기획된 음식관광 홍보 사업이다.

투어의 중심에는 ‘K로컬 미식여행 33선’이 있다. 관광공사가 2024년 한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 제철 식재료, 전통주를 엄선해 구성한 미식관광 콘텐츠다. 한국 음식이라고 하면 아직도 김치, 불고기처럼 일부 대표 메뉴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투어는 그 범위를 지역의 생활음식과 향토음식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서울서 만난 한국 미식의 현재

참가자들은 서울에서 먼저 한국 미식의 현재를 경험했다. 29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CJ 더키친에서 한식 쿠킹클래스에 참여했다. ‘폭군의 셰프’ 등 인기 K드라마 속 한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히 음식을 맛보는 데서 나아가 조리 과정과 식문화의 맥락을 함께 체험했다. 이후 삼청각 일화당에서 ‘K로컬푸드 헌터스 33’ 출정식과 환영 오찬이 열렸다.

서울 일정에는 전통차를 음미하고 K치킨을 즐기는 시간도 포함됐다. 북촌의 전통찻집에서는 직접 볶아낸 찻잎으로 만든 차와 한국식 디저트를 맛보고, 교촌치킨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교촌필방에서는 K치킨을 현대적인 공간에서 접했다. 서울 공통 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30일부터 강원·전라·경상 3개 권역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로컬 미식 탐방에 나섰다.

산과 바다, 시간이 만든 지역의 맛

강릉 초당순두부. 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원권 투어의 주제는 산과 바다가 길러낸 자연의 맛이다. 참가자들은 강릉에서 초당순두부와 물회를 맛보고, 강릉 커피거리와 강릉중앙시장을 찾았다. 초당순두부는 콩물에 간수를 부어 몽글몽글하게 익혀 먹는 강릉의 대표 음식으로,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물회는 신선한 해산물과 매콤새콤한 육수가 어우러진 여름철 별미다. 이어 춘천에서는 숯불닭갈비와 한우동판불고기를 체험했다. 익숙한 닭갈비도 철판과 숯불, 지역별 조리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주비빔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라권 투어는 ‘시간이 만든 미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주에서는 전주비빔밥을 맛보고, 한복 체험과 한옥마을 자유 탐방, 경기전 관람을 함께 진행했다. 비빔밥은 다양한 재료를 한 그릇에 담아 비벼 먹는 음식이지만 전주에서는 지역 식재료와 고명, 조리 방식이 더해져 하나의 대표 미식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담양 떡갈비.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라권의 둘째 날은 순창과 담양·광주로 이어졌다. 순창장본가에서는 고추장과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보며 한국 장 문화의 기본을 체험하고 담양에서는 떡갈비와 대나무숲 죽녹원, 대통 디저트를 만났다. 마지막으로 광주에서는 육전을 맛봤다. 고기와 전통 조리법, 지역의 식문화가 한 코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일정이다.

안동찜닭.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상권 투어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미식 루트로 짜였다. 안동에서는 안동찜닭과 안동소주를 체험하고,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안동찜닭은 간장 양념을 기본으로 닭고기와 채소·당면을 함께 조리하는 음식으로, 지역 시장 문화와 함께 발전해온 대표 메뉴다.

이어 대구에서는 뭉티기를 맛봤다. 뭉티기는 신선한 한우 생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먹는 대구의 향토음식이다. 양념에 버무려 먹는 일반 육회와 달리 고기 본연의 식감과 풍미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외국인 참가자들에게도 인상적인 음식 경험이 될 수 있다.

부산 돼지국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에서 해안 풍경을 감상한 뒤 송정에서 조개구이와 산낙지를 체험했다. 센텀 스파랜드에서 한국식 찜질방 문화를 경험하고, 부산역 인근에서 돼지국밥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돼지국밥은 진한 국물과 밥을 함께 먹는 한국식 ‘국밥 문화’를 보여주는 메뉴다.

K푸드 무대, 서울서 지역으로 확장

이번 투어의 특징은 음식 자체보다 ‘음식을 둘러싼 경험’을 강조했다는 데 있다. 단순히 유명 맛집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한옥마을, 전통주, 장 만들기, 찜질방, 지역 관광지를 함께 체험했다. 음식이 지역의 풍경, 역사, 생활문화와 연결될 때 하나의 여행 콘텐츠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구성이다.

또 K푸드 홍보의 무대를 서울 중심에서 지역으로 확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 여행 장면은 외국인에게 더 직접적인 방문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먹는 행위가 곧 여행의 목적이 되는 시대다. 관광공사는 이번 투어를 통해 해외 인플루언서가 직접 체험한 지역 미식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한국 음식관광의 범위를 지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로컬 미식은 식탁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골목, 한옥과 바다, 산과 강,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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