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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 장윤기의 물품들, 현직 경찰관 아버지가 폐기

2026.07.02 00:30

압수수색 후 보존 조치 없던 리얼돌 등을 가족이 버리고 소각
정성호 법무장관 "증거인멸죄 친족 특례 개선 검토해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범행 목적 분석에 활용됐던 개인 물품들이 수사 초기 압수수색 후 가족에 의해 폐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가족이나 친족이 증거인멸을 한 경우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현행 형법의 특례조항을 근거로 장윤기의 가족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발생일로부터 사흘이 경과한 지난 5월 8일 장윤기가 홀로 거주한 광주 광산구 모처의 원룸 내부를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정리했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으로 주요 증거물 확보가 끝난 이후였기 때문에 경찰은 원룸에 대해 보존 조치 등을 하지 않았다.

이에 장윤기의 아버지는 아들 자취방인 원룸에 있던 물건을 모두 치웠으며, 그 과정에서 가슴·목 부위가 집중적으로 훼손된 성인용품 리얼돌도 여러 조각으로 해체해 폐기했다.

경찰은 리얼돌에서 채취한 장윤기의 유전자정보(DNA)와 감식 보고서, 훼손 상태를 촬영한 동영상 등을 확보했기 때문에 부피가 큰 실물까지 증거물로 수거할 가치는 없다고 판단했고 리얼돌을 원룸에 그대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비정상적으로 훼손된 리얼돌 등을 주요 근거로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강간살인죄를 장윤기에게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실물 리얼돌은 이미 폐기됐으므로 재판에는 경찰이 촬영한 영상 등 자료만 증거로 제출됐다.

또 장윤기의 아버지는 아들이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사용했던 구형 일반 휴대전화(피처폰) 여러 대도 소각해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의 부모는 아들이 구속된 후 전남 모처의 농촌 마을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고, 이곳에서 다른 폐기물과 함께 휴대전화를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밝혀졌다.

검찰은 '친족은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특례를 고려해 장윤기의 부모를 형사입건하지는 않았다.

경찰 중간 간부급인 장윤기의 아버지는 이번 사건 이후 휴직 중이다.

검찰은 장윤기의 범행에 납치 및 성폭행 목적이 있었다고도 판단했는데, 범행 도구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 가족에게 인계됐다.

SUV 내부에는 차량용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가 숨겨져 있었고,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장윤기의 범행 전 행적이 기록된 메모리카드를 압수하기도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수사에서 압수되지 않았던 증거들의 존재 사실을 검찰 보완 수사 단계에서 확인해 장윤기의 성범죄 의도를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또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중요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곧바로 처벌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친족 특례 역시 개선돼야 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여고생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여고생 살해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우려 했던 고2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르고,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여성 A(26·베트남 국적)씨를 상대로 스토킹과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받는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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