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의 앵커칼럼] 민주도 모르면서
2026.07.01 21:53
1979년 9월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독재 정부냐, 민주를 열망하는 국민이냐 선택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의원직 제명' 이었습니다.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지라도 새벽이 온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이런 YS의 신념이 국회를 지켰고, 1987년 민주화를 통해 그 위상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이룬 지 40여 년이 지난 오늘, 국회가 오만과 독선의 온상이 됐습니다. 대화와 타협이란 민주 정신은 사라졌습니다.
"총 투표 수 167표 중 161표를 얻은 서영교 의원이 법제사법위원장에 당선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민주당이 후반기 원구성에 합의하지 못하자 상임위원장 일부를 단독으로 뽑았습니다. 이런 일방적 선출은 2020년 이래 모두 4차례나 됩니다.
다수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의미에서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오던 관행은 이미 오래전에 깨졌습니다.
여야를 중재하고 원만하게 갈등을 수습해야 할 조정식 국회의장은 상임위 구성안을 팩스로 야당에 통보했습니다. 안건을 야당과 상의하지도 않았습니다. 철저한 무시, 무늬만 무소속 의장입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국민의힘을 심판하면서도 민주당의 일방통행에도 경고장을 던졌다는 게 중평입니다.
"민주당은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삶을 살피고,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습니다."
그런데 첫 단추부터 억지로 끼우는 게 과연 바람직한 일입니까? 민주주의는 무조건 이기기만 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다수라고 해서 100 대 0으로 밀어붙이는 게 정도는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절충을 해서 타협을 합니다. 타협으로라도 합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말처럼 민주주의는 결과만이 아니라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요즘 민주당 안팎에서 누가 노무현 정신을 잇는지를 두고 정통성 논쟁이 한창입니다. 친소 관계를 따질 일이 아닙니다.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언행을 제대로 실천부터 하고 싸울 일입니다.
국민의힘에 '국민'이 없고, 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는 세간의 비판에 아니라고 할 자신 있습니까?
7월 1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민주도 모르면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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