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폭발할까 미국인 안 다녀”…그런 청계천, 개똥참외가 살렸다
2026.07.01 14:06
제26회 ‘청계천 복원’ 대역사의 시작
" 딱 4년입니다. "
서울시 공무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2002년 7월 초 취임식 직후 그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나는 의외의 말부터 꺼냈다.
저는 4년만 할 겁니다. 재선은 생각이 없습니다.
공무원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의심했다.
‘그냥 말만 저렇게 하는 거겠지?’
‘임기 끝날 때가 되면 생각이 달라질 걸?’
하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나는 말을 이었다.
" 앞으로 4년 동안 청계천 복원, 버스 체계 개편, 서울숲 조성, 서울광장 조성 등 제가 계획한 사업들은 반드시 마무리하겠습니다. "
" 그건 10년이 걸려도 다 못 할 일인데…. "
회의장 곳곳에서 우려 섞인 웅성거림이 흘러나왔다.
드디어 서울시장, 드디어 청계천
지금도 많은 이들이 묻는다.
" 아니, 도대체 어떻게 불과 4년만에 하나 하기도 힘든 초대형 사업들을 몇 개 씩이나 해내신 겁니까? "
그렇다. 나는 4년의 서울시장 임기 중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 조성, 서울광장 건설 등의 큰 사업들을 모두 해냈다.
어떻게 가능했느냐고? 나에게는 당선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선이 최종 목표라는 사실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당선되는 걸 지상 과제로 삼을 뿐, 당선되면 뭘 하겠다는 생각과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선 순위의 앞뒤가 바뀐 셈이다.
하지만 나에게 서울시장 당선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었다. 일을 하기 위한 수단 말이다. 국회의원은 일을 할 수 없는 자리라는 걸 깨닫게 된 이후부터 나는 일을 하기 위해 줄곳 서울시장 직을 원했다.
준비 기간이 길었다는 건 그만큼 청사진을 철저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임기가 시작되자 마자 허비하는 시간 없이 빠르게 일에 착수할 수 있었다.
물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동참이 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십년간 ‘공무원 시장’ 아래에서 몸에 배어 있던 무사안일, 복지부동 자세부터 잘라내야 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그래서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그들을 불러 모아 내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원래 예정돼 있던 취임식은 2002년 7월 1일이었다. 하지만 그해 열린 한·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쓴 덕택에 월드컵 폐막 다음날인 7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결과 취임식이 하루 뒤로 미뤄졌다.
하지만 나는 그날 쉬지 않았다. 서울시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면 단 하루도 허비할 수 없었다. 나는 관악구 신림10동 수해방재 현장을 찾아가 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약속했다.
" 제 공약대로 청계천이 복원되고 하천 정비가 마무리되면 수해를 입는 일은 없어질 겁니다. 제가 약속드리겠습니다. "
그랬다. ‘10년치 일’은 청계천 복원으로부터 시작했다. 다음날 취임식에서도 나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청계천 복원 사업을 전담할 기구를 즉시 발족시키고 각계 전문가와 시민대표들이 참여하는 범시민 추진위원회도 빠른 시일내에 구성하겠습니다. "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던, 그리고 상당수의 서울시 공무원들도 공약(空約)일 거라고 믿거나 기대했던 그 공약(公約)을, 나는 취임 직후부터 밀어붙이려 했다. 그런데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던 걸까. 누군가 총대를 멨다.
" 시장님, 그런데 말입니다. "
그는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 청계천 복원을 4년 내에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복원 구간만 5.8km나 됩니다. 그거 뜯어내고 복원 공사 하려면 최소한 7년은 걸립니다. "
그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해법이 있었다. 내가 주저없이 꺼낸 그 해법에 공무원들이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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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폭발할까 미국인 안 다녀” 그런 청계천, 개똥참외가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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