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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 “한국 반도체 지출로 인한 랠리, 종말의 시작”…메모리 수퍼 사이클 언제까지?

2026.07.01 09:04

올해 들어 858% 폭등한 미국 메모리 기업 샌디스크의 주가가 6월 30일 하루에만 10.9% 더 뛰었다. 같은 날 월가 번스타인은 목표주가를 1700달러에서 3000달러로 단숨에 올려 잡았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미국 증시는 6월 30일로 끝난 2분기에 S&P500이 14.9%, 나스닥이 21.4% 올라 6년 만에 최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열기는 7월 1일 아시아로 옮겨붙었다. 1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1.05%, SK하이닉스는 1.58% 상승 출발했다.

그런데 정점을 알리는 신호가 같이 켜졌다. 메모리 ‘3대장’ 가운데 마이크론은 30일 미국장에서 0.79% 오르는 데 그쳤고,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마이클 버리는 이 상승장을 “종말의 시작”이라고 불렀다. 반도체발(發) 수퍼 사이클은 언제까지 갈까.

◇“종말의 시작“…‘빅쇼트’ 버리의 공매도 베팅

1일 CNBC에 따르면 버리는 자신의 서브스택을 통해 “오늘날의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지출”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종말의 시작이라고 보며, 이제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발 투자 모멘텀이 지금의 상승을 떠받치고 있지만, 그 동력이 꺼지는 것은 시점의 문제라는 얘기다. 앞서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정부가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서남권에 총 89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버리는 반도체 기업 가치 평가 전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근거로 들었다. 현재 이 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65%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에만 도달했던 과열 구간이라는 것이다.

경고는 말에 그치지 않았다. 버리는 캐터필러·엔비디아·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테슬라, 그리고 반도체 ETF인 SOXX에 새로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특히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의 ‘풍향계’로 떠올라 상반기에만 86% 오른 캐터필러를 주당 1060.98달러에 처음으로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캐터필러를 공매도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과거엔) 항상 롱 포지션으로 좋은 성과를 안겼던 종목”이라고 했다. 다만 캐터필러는 그날도 3.07% 올라 1064.90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의 동물적 충동은 아직 버리의 베팅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샌디스크 하루 10.9%·올해 858%…목표가는 3000달러

랠리의 열기는 샌디스크에 응축돼 있다. 6월 30일 종가 2273.73달러로 하루 10.9% 급등했고, 올해 상승률은 858%에 이른다. 22일엔 장중 2354.39달러로 사상 최고가도 새로 썼다.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1700달러에서 3000달러로 올리며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재확인했다.

상승의 근거는 단순한 ‘쏠림’을 넘어선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 415억달러, 낸드 부문 전년 대비 360% 성장이라는 실적을 내놨고, 기업용 SSD 매출이 처음으로 50억달러를 돌파했다. AI 학습이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영역이라면, 수백만 건의 추론(inference)을 처리하는 단계에선 대규모 저장장치가 병목이 된다. 시장의 관심이 GPU에서 메모리·스토리지로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론만 0.79%…변수는 ‘7월 10일’

그렇다면 왜 마이크론은 0.79% 오르는 데 그쳤을까. 시장은 7월 10일을 본다. SK하이닉스가 그 무렵 나스닥에 미국 예탁증권(ADR·해외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증서)을 상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HBM 시장 점유율 약 60%의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자들의 ‘직접 매수’ 대상이 되면, 마이크론에 몰렸던 자금 일부가 갈라질 수 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모틀리풀은 “마이크론 주가가 7월 10일 이후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급격한 매도세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원래 상장 기업이라 사고 싶었던 투자자는 이미 살 수 있었던 만큼, 완전히 새로운 종목이 등장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1년 800% 가까이 오른 마이크론으로선 어떤 빌미든 차익 실현의 명분이 될 수 있는 국면이다.

◇“2027년까지 공급 부족” vs “전형적 경기순환”…엇갈리는 전망

핵심 쟁점은 결국 ‘이 사이클이 다르냐’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글로벌 메모리 쇼크가 2027년 이후까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는 2023년 메모리 가격이 정상 수준의 3분의 1까지 폭락(당시 마이크론 총마진율 −7.3%)하던 시절 대형 고객사들의 단가 후려치기가 업계의 증설 여력을 고갈시켰고, 그 직후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공급 부족이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첨단 팹 건설에 수년이 걸리는 구조적 제약이 이번 사이클을 떠받친다는 논리다.

낙관론자들은 메모리 업체들이 분기 현물 가격에 휘둘리던 ‘거래 시장’에서 벗어나 가격 하한이 깔린 장기 공급 계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든다. 변동성이 줄면 메모리도 경기민감 원자재가 아니라 인프라 사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회의론은 메흐로트라 CEO와 같은 그림에서 정반대 결론을 끌어낸다. 낸드는 수급이 ‘부족’에서 ‘과잉’으로 언제든 뒤집히는 전형적 경기순환 품목이며, 그 전환은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다는 것이다. 버리의 “종말의 시작” 경고도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캔터피츠제럴드의 에릭 존스턴은 “지금 논리는 반도체 회사들이 앞으로 수년간 막대한 수익을 내겠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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