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공장으로 간다…금융위·산업부, 피지컬 AI 패권전에 ‘16조원’ 투입
2026.07.01 11:01
국민성장펀드-M.AX 첫 민관 간담회…AI팩토리·로봇·미래차 기업 총출동
AI 경쟁, 챗봇에서 공장·로봇·차량으로 확산…제조업이 새 승부처
올해 AI·로봇·미래차·방산 등 6대 분야에 약 16조원 공급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 제1호 M.AX 투자 프로젝트로 낙점
산업부는 기술·실증, 금융위는 장기 인내자본…정책 공조 본격화
정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로봇·AI팩토리·미래차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산업 육성에 정책금융을 집중 투입한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AI와 결합해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AI·로봇·미래차·방산·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분야에 약 16조원 규모의 자금이 공급된다.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부는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M.AX 프론티어 프로젝트' 민관 합동 간담회를 열고 피지컬 AI 선도기업과 메가프로젝트 발굴·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AI 혁명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피지컬 AI 분야를 산업정책과 금융정책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M.AX 프론티어 프로젝트는 로봇, AI팩토리, 미래차 등 제조 AI 대전환 분야의 선도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젝트다. 산업부가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기술혁신과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대규모 시설투자와 스케일업에 필요한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다.
정부가 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글로벌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AI 경쟁이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공장, 로봇, 차량, 물류 등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AI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휴머노이드 로봇, AI 팩토리,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는 이미 제조 현장의 생산방식과 공급망 구조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과 생산 인프라, 공급망, 현장 데이터를 모두 갖춘 국가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 같은 기반을 활용하면 피지컬 AI 분야에서 후발주자가 아니라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제조 AI 전환에 뒤처질 경우 기존 제조업 경쟁우위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LS전선, CJ대한통운, 이수페타시스, 대성하이텍, 두산로보틱스, 원익로보틱스, 현대모비스, LX세미콘, 매그나칩반도체 등 AI팩토리·로봇·미래차·반도체 분야 기업들이 참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농협금융지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모건스탠리 등이 자리했다.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LS전선이다. LS전선은 국민성장펀드의 제1호 M.AX 투자 프로젝트로 선정된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M.AX 얼라이언스 AI팩토리 분과에 참여해 초장거리·고중량 해저케이블 생산 및 품질 검사 공정에 AI를 도입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다. 전력망 투자 확대와 해상풍력 수요 증가로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생산공정의 AI 전환까지 결합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금융위는 피지컬 AI와 밀접한 AI·로봇·미래차·방산·반도체·이차전지 6개 분야에 올해 약 16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단기 수익성보다 기술개발, 실증, 설비투자, 해외 진출까지 긴 호흡이 필요한 산업 특성을 고려해 장기 인내자본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이날 연구개발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대규모 시설투자와 실증 인프라,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금융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AI팩토리, AI로봇, AI반도체를 M.AX 확산의 세 가지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인구절벽과 생산성 둔화에 직면한 제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제조현장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대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산업부는 1500여개 산·학·연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팩토리, AI 로봇, 반도체는 다가오는 AI 시대 성장을 이끌 핵심인 만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M.AX 인프라 구축 투자는 대기업조차 결정하기 쉽지 않은 만큼 국민성장펀드가 든든한 성장 사다리가 되길 바란다. 산업부도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제조현장에서 구현될 피지컬 AI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크게 기여할 분야"라며 "국민성장펀드는 대한민국이 '피지컬 AI 글로벌 1강'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강력한 이행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피지컬 AI 부문에 대한 장기적이고 과감한 금융지원으로 대한민국이 대체불가 초격차 산업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전략의 실행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와 배터리, 방산에 이어 제조 AI까지 국가전략산업의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는 산업부의 기술·실증 지원과 금융위의 장기자본 공급을 결합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규모다. 글로벌 AI 경쟁은 이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넘어 공장 자동화, 로봇, 자율주행, 물류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이 AI를 생산현장 깊숙이 이식하는 데 성공한다면 피지컬 AI는 반도체 이후 새로운 초격차 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권이 꺼내 든 16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이 제조업 대전환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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