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뉴타운, 빌라 갭투자 불붙었다
2026.07.01 11:25
민간 재개발 토허제 제외, 갭투자 몰려
투자금 3억~6억원 빌라 매수세 꿈틀
“공사가 진행 중인 6·10구역 84㎡ 입주권은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가격은 16억~17억원을 봐야 합니다. 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3~4년 뒤 입주할 때면 시세가 20억원까지 갈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장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장기간 정비사업을 거치며 주거지형이 바뀌고 있는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에서 남은 정비구역을 향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입주했거나 착공에 들어간 주요 단지의 실거래가가 급등하면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전용면적) 가격이 16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초기 투자금 대비 향후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레디언트’ 84㎡ 분양권은 지난 5월 27일 16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6월 14억5000만원(23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억원이 올랐다. 장위동 아파트 단지 가운데 84㎡가 16억원을 넘어선 첫 사례다.
장위7구역을 재개발한 ‘꿈의숲아이파크’ 같은면적도 지난해 6월 12억2000만원(27층)에 거래됐지만, 6월 20일 16억2000만원(11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1년 새 4억원이 오른 것이다. 현재 착공 중인 장위6구역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84㎡ 입주권 역시 지난해 6월 11억9000만원(25층)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5억5000만원(18층)까지 가격이 뛰었다.
준공했거나 착공에 들어간 단지들의 시세가 빠르게 오르자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나머지 구역 투자 물건에도 문의가 몰리고 있다. 장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각각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8·9구역도 관심이 많고 최근에는 장위14·15구역을 찾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며 “민간 재개발로 추진되는 구역은 공공재개발과 달리 토지거래허가제가 아니라 실거주 의무 부담이 없고 갭투자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대표는 또 “현재 프리미엄은 4억~5억원 정도 붙었다고 보면 된다”며 “15구역에서 향후 아파트 전용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은 매매가가 8억3000만원 수준인데 전세보증금 2억~3억원이 끼어 있어 초기 투자금은 5억~6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룸 빌라의 경우 초기 투자금 3억원 중반대로 접근할 수 있는 물건도 있어, 소액 갭투자로 입주권을 노리는 수요가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장위15구역의 대지권 면적 34㎡ 다세대주택은 8억원에 거래됐다. 재개발이 진행될 경우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물건으로 평가된다. 장위8구역 내 대지권 면적 30㎡ 다세대주택도 이달 8일 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장위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SH가 장위8구역 사업설명회를 열었던 2년 전만 해도 전용 84㎡ 조합원 분양가는 8억원 수준으로 설명됐다”며 “지금은 10억원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위자이레디언트의 조합원 분양가는 2022년 당시 4억~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분양가 부담은 커졌지만, 장위뉴타운 내 신축 전용 84㎡ 시세가 16억원대부터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5억~6억원가량의 안전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장위뉴타운은 한때 ‘반쪽짜리 뉴타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체 구역 가운데 상당수가 사업 해제되면서 개발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은 구역의 재개발이 속도를 내고, 기존 입주 단지의 가격이 오르면서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현재 장위6구역은 2024년 분양을 마치고 내년 초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장위10구역은 착공에 들어갔고, 지난달 일반분양을 시작했다. 장위8·9구역은 각각 SH와 LH가 주도하는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두 구역은 각각 삼성물산, DL이앤씨·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다. 장위14·15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으며, 장위11구역에서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B대표는 “장위자이레디언트 분양 당시만 해도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미계약 물량이 적지 않았고, 대규모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됐다”며 “당시는 집값이 하락하던 데다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청약을 망설이는 수요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고 사업 급진전과 주변 시세 상승세까지 맞물리면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과거 오명과는 달리 장위뉴타운이 완성 단계에 들어서면 3만가구가 넘는 서울 최대 규모의 평지 뉴타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또 “신속통합기획으로 지정된 구역은 실거주 의무가 따를 수 있지만, 일부 민간 재개발 구역은 투자 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자금액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의 미래 가치를 보고 들어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정비사업지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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