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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게임주]① 엔씨, 1년 40% 반등…남은 건 리니지 이후

2026.07.01 10:39

코스피 8000 시대에도 랠리에서 비켜난 게임사의 현재 위치와 재평가 조건을 기업별로 살펴봅니다.
코스피가 8000선을 넘는 동안 게임주가 소외된 가운데 엔씨(NC)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최근 1년 40% 가까이 오르며 게임업종 안에서 드물게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신작 기대감보다는 아이온2·리니지 클래식 등 기존 지식재산권(IP)이 끌어올린 실적이다. 이에 기존 IP를 변형한 일시적 회복이 될지, '리니지 이후'의 새 성장 공식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가는 올라왔지만 옛 프리미엄은 아직
엔씨의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다른 게임주들과 다르게 움직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30일 기준 6개월 수익률은 27.79%, 3개월 수익률은 15.99%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0.54%로, 단기적으로는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6월30일 종가 기준 엔씨의 시가총액은 5조5476억원이다. 52주 최고가는 34만3500원, 최저가는 17만6100원이다. 이날 종가(25만7500원)는 52주 저점 대비 46.2% 높지만 52주 고점과 비교하면 25.0% 낮다. 최근 1년간 주가가 회복됐음에도 과거 고점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까지 되찾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엔씨는 게임주 안에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시장이 과거처럼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엔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12배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주가가 기업 주당순이익의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성장 기대가 클수록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엔씨의 PER은 게임 관련 업종 평균 PER 13.75배보다 낮다.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엔씨의 2026년 예상 PER도 12.07배다.


투자자 시각에서는 엔씨가 더 이상 단순한 낙폭과대주가 아니라 실적 반등을 확인한 종목으로 바뀌고 있다. 다만 리니지 IP 중심의 성장 공식이 약해진 뒤 새 성장축이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실적 개선이 주가 선방 이끌었다
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57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 당기순이익 15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8%,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32%까지 회복됐다.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161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약 7배를 기록한 셈이다. 2024년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흐름과 비교해도 변화가 크다. 시장이 엔씨 주가를 다시 보기 시작한 이유는 막연한 신작 기대보다 숫자로 확인된 수익성 회복이란 분석이다.

수익성 회복의 중심에는 PC게임이 있다. 엔씨의 올해 1분기 PC게임 매출은 31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10%, 전분기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 성과가 반영되며 PC게임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아이온2 매출은 1368억원, 리니지 클래식 매출은 835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 클래식은 출시 후 90일간 누적 매출 1924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리니지 모바일 중심으로 인식되던 엔씨 실적에서 PC게임이 새 성장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엔씨의 매출 구조도 일부 달라졌다. 1분기 지역별 매출 비중은 한국 58%, 아시아 27%, 북미·유럽 등 15%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35%에서 올해 1분기 42%로 확대됐다. 모바일 중심이던 엔씨 실적에서 PC게임과 해외 매출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점은 주가 반등을 뒷받침한 요인이다.

재평가 조건은 '지속성'
엔씨가 게임주 안에서 선방했지만 시장의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일회성 반등인지, 지속 가능한 성장 국면의 시작인지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 엔씨의 2026년 예상 매출은 2조6280억원, 영업이익은 5063억원이다. 2025년 매출 1조5069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에서 큰 폭의 개선을 예상하는 수치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74.4%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이 컨센서스가 회사가 제시한 자체 매출 가이던스 2조~2조5000억원의 상단마저 웃돈다는 것이다. 시장이 회사 목표보다 더 공격적인 눈높이를 갖고 있다는 의미인 동시에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어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경우 실망 매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양면적 신호이기도 하다.

증권가의 기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컨센서스에서 엔씨의 투자의견은 5점 만점에 4.00(매수), 목표주가는 37만263원으로 제시됐다. 부국증권은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고 하나증권과 KB증권은 각각 42만원, 44만원을 유지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성장 전략의 실행을 강조했다. 엔씨는 3월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엔씨소프트에서 엔씨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 대표는 당시 "스핀오프 게임 출시와 지역 확장 등을 통해 레거시 IP의 가치를 지속해서 제고하고, 신규 IP 확보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더시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등 중장기 성장을 이끌 신규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PC게임 실적 호조와 영업이익 급증을 들어 엔씨가 이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실적 반등을 이끈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이 모두 기존 IP의 변형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요구하는 '리니지 이후'의 증명과는 구분된다. 이들 신작의 초기 성과가 장기 매출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 아이온2의 글로벌(한국·대만 제외) 출시가 예정됐다"며 "MMORPG 수요는 꾸준한데 신작이 드문 상황이라 마케팅과 유저 반응만 끌어내면 흥행 기대치를 높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까지 글로벌 출시 예정인 MMORPG 2종이 성공하면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의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며 "오랜만에 찾아온 보기 드문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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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담 기자 idam@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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