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전
트럼프 리스크에 脫달러화?…중앙은행들, 사상 첫 '달러 줄이기'
2026.07.01 10:36
미국 정책 불확실성·중동 전쟁 영향
유로·위안화·금으로 분산 투자 확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미국 달러 보유 비중을 늘리기보다 줄이겠다는 의향을 처음으로 더 많이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미국의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 시간) CNN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독립 연구기관인 공적통화금융기관포럼(OMFIF)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향후 10년간 달러 보유 비중을 늘리기보다 줄이겠다는 의향을 처음으로 더 많이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74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OMFIF가 2023년 중앙은행들의 투자 의향 조사를 시작한 이후 달러 보유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늘리겠다는 응답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이번 결과가 '탈달러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라고 평가했다. 탈달러화는 국제 무역과 금융거래에서 달러 사용이 줄어들면서 달러 수요와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OMFIF는 보고서에서 "올해는 미국의 정치 환경보다 지정학적 요인이 달러 투자를 위축시키는 더 큰 요인이 됐다"며 "이는 미국이 지정학적 위험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보고서는 "달러는 여전히 중앙은행 포트폴리오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OMFIF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은 약 58%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점진적인 탈달러화가 진행되면서 중앙은행들이 유로화와 위안화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중앙은행 대부분은 위안화가 외환보유액 다변화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 유로화가 국제 무역에서 더 매력적인 통화가 됐다는 응답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약 67%로 늘었다. 장기적으로 유로화 보유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지난해 22%에서 올해 29%로 증가했다.
싱가포르달러와 한국 원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대안 통화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금 수요도 늘고 있다. 조사 대상 중앙은행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비율이 금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금 가격은 이미 1년 전보다 2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대비와 국제 통화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은 국가 자산 운용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했다"며 중앙은행의 51%가 금 보유 확대 이유로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대비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1%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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