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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탄·기흥·구리 규제, 공급 정책 겉돌고 있다는 방증

2026.07.01 11:05

올해 들어 집값이 크게 뛴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가 1일부터 규제 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됐다. 경기도는 이들 세 지역을 오는 5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인데 이어 8개월여 만에 경기 규제지역이 15곳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현 정부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했지만 지금껏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겉돌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동탄은 올해 아파트값이 11.38% 오른 전국 최고 급등 지역이다. 구리(7.87%)와 기흥(6.21%)은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 동탄을 제외하곤 가장 집값이 많이 올랐다. 이들 세 지역은 10·15대책 당시에도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유력했던 곳이다. 반도체 고액 성과급 지급,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정비사업 추진, 강남 인접 같은 호재 까지 겹치면서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됐다. 규제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고 다주택자는 취득세와 양도세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매수자의 실거주가 의무화돼, 전세 낀 집을 거래하는 갭투자가 금지된다. 대출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세금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일단 가수요를 잡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탄·기흥은 ‘반도체 머니’를 장착한 실수요 여력이 강하고, 구리도 서울 접근성을 바탕으로 실수요가 유지되는 만큼 거래 위축이 당장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수요 압력’이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실거주 규제 강화로 전·월세 물량이 부족해진 데다 주식시장 호황과 반도체 성과급 효과로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때 수요 옥죄기 일변도 대책은 풍선 효과의 확산을 부를 공산이 크다. 시장에서는 벌써 수원 권선구, 안양 만안구, 군포, 남양주 등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 붙을 것으로 우려한다. 규제가 규제를 낳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

연쇄적 풍선 효과와 가수요를 차단하려면 결국 기다리면 지금보다 나은 양질의 주택이, 좋은 입지에 대거 공급될 것이란 신뢰를 시장에 심어줘야 한다. 그런데 작년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올해 1·29 수도권 도심 6만가구 공급 계획, 지난달 내놓은 매입임대주택 물량 확대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 주택 공급 청사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달 발표할 부동산 세제 대수술도 규제의 역설을 부추길까 걱정이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닥치고 공급’에 걸맞은 액션 플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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