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라도 더 빨리… 美연방대법원 앞, 인턴들이 죽어라 달린 사연
2026.07.01 11:28
인턴들이 언론에 판결문 전달
중요 판결 때마다 반복되는 진풍경
미국 최고 법원인 연방대법원이 여름 휴회 직전인 29~30일 잇따라 주요한 판결을 내놨다. 29일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집계하는 일부 주(州)의 제도 효력을 인정하는 한편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자신이 패소한 성추행 사건 판결을 재검토해 달라는 트럼프의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30일에는 부모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을 폐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명령을 무효화 했고,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운동 경기 참여를 금지한 주 법을 허용한다고 판결했다.
주요한 판결이 쏟아지는 이틀 동안 워싱턴 DC의 의회 의사당 옆 대법원 앞 광장에는 주요 언론사들이 진을 치고 대기하며 판결 소식을 실시간 뉴스로 전달했다. 새로운 판결이 나올 때마다 서류 뭉치를 들고 대법원 건물을 박차고 나오는 직원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대부분이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마치 달리기 대회에라도 온 듯 전력 질주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미국에서 국민의 이목이 쏠린 역사적 판결이 있을 때마다 법원 앞에서 반복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대법원 안에서 모든 녹음·녹화 기기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신속한 보도를 위해 인턴들이 종이 판결문을 들고 사생결단으로 뛰어 이를 언론에 전달하는 것이다.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건 대개 여름에 대법원에서 근무하는 인턴이나 질서 유지 등을 담당하는 집행관실 직원들이다. 이를 ‘인턴 스프린트(Intern Sprint)’라고도 부르는데, 카메라 기자들이 매번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일 정도다. 지정된 공간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이 이들로부터 판결문을 건네받는 순간부터 속보 경쟁이 시작된다. 판결문 하나가 수십~수백 페이지인 경우가 많아 한 사람이 전부 읽기 어려운데 큰 언론사의 경우 법조 담당 기자 여럿이 와서 파트를 나눠 읽고 이를 실시간으로 편집국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한다. 관심이 가장 컸던 출생 시민권 폐지 판결의 경우 판결문 분량이 194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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