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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 에콰도르
멕시코 대 에콰도르
마약 갱단이 페루를 오른쪽으로 밀었다

2026.07.01 00:24



게이코 후지모리. [AP=연합뉴스]

페루의 권력이 다시 ‘우파’ 후지모리 가문으로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중남미 국가에서 ‘블루 타이드(blue tide·우파 집권)’ 바람이 거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최종 개표를 마친 페루 대통령선거에서 우파 성향 게이코 후지모리(51) 민중의힘 후보가 득표율 50.135%로 당선됐다. 막판까지 접전 끝에 좌파 성향 로베르토 산체스 함께하는페루 후보(득표율 49.865%)를 0.27%포인트, 약 4만9000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후지모리는 강력한 범죄 대응과 시장경제 유지, 외국인 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페루는 최근 10년간 대통령 8명이 바뀌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후지모리는 4수 끝에 당선됐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1990~2000년 재임)의 딸이자 정치적 후계자다. 이번 당선으로 공과(功過)가 분명했던 아버지 후지모리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루는 1980년대 후반 경제가 붕괴하는 수준의 초(超)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겪었다. 반정부 세력과의 갈등까지 겹쳐 혼란이 극심했다. 일본계 이민자 가정, 교수 출신 기술 관료인 아버지 후지모리는 집권한 뒤 강력한 긴축 기조와 시장 개방, 국영기업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개혁을 밀어붙여 경제를 안정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후로 군부와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헌법을 개정한 뒤 독재를 이어갔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부패와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00년 일본으로 도피한 뒤 대통령에서 물러났다. 결국 2005년 칠레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은 뒤 복역하다 2024년 숨을 거뒀다. 독재자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의 집권은, 국민이 질서 안정과 경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영옥 기자

중남미 곳곳에서 우파 성향 지도자가 집권하는 추세다. 지난달 21일 콜롬비아 대선에서도 강경 우파 성향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가 당선됐다. 최근 7~8개월간 볼리비아·코스타리카·칠레 등에서 우파 성향 지도자가 잇따라 승리했다. 지난해 트럼프가 집권한 뒤로 범위를 넓히면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파라과이·에콰도르·온두라스도 마찬가지다. 좌파 지도자가 명맥을 유지하는 건 브라질·멕시코·우루과이 정도다.

중남미 국가 표심이 우파로 돌아선 배경은 마약 카르텔(조직)이 활개를 치는 데 따른 치안 악화 때문이다. 강력 범죄와 살인율이 급증하자 유권자들이 강력한 범죄 소탕을 공약으로 앞세운 우파 지도자를 원하는 추세다. 여기다 기존 좌파 정권이 추진한 선심성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이 불러온 막대한 재정 적자,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치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남미 국가 대선마다 우파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해 왔다. 오는 10월 4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에게 “브라질 대선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브라질마저 우파 정권으로 넘어갈 경우 블루 타이드가 사실상 남미 전역을 뒤덮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 블루 타이드(blue tide)
우파 정치인이 집권하는 상황을 뜻한다. 해외에서 우파를 상징하는 푸른색에서 유래했다. 좌파가 집권하는 핑크 타이드(pink tide)와 대비된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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