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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낮춰” 동탄 급매 문의 빗발… “뒷북 규제” 풍선효과 우려도

2026.07.01 04:34

‘집값 급등’ 동탄-기흥-구리 토허제로 묶는다
투기-조정지역 지정 포함 삼중 규제
대출 줄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 실거주 의무로 갭투자 차단
30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둘러싼 아파트 단지 모습. 이날 국토교통부는 화성시 동탄구를 비롯해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등 경기 지역 3곳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화성=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근 집값이 크게 상승한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등 3곳이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됐다. 반도체 및 주식 호황에 따른 유동성 증가와 비(非)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겹치며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핀포인트 규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화성시 동탄구 등 경기 3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허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에서 서울 전역 및 경기 15개 지역으로 규제 적용 지역이 확대된다. 신규 규제지역 효력은 7월 1일부터 발생한다. 토허구역 지정 기간은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은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기존 70%에서 40%로 강화된다. 유주택자는 LTV 0%가 적용돼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1억 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보유하면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을 구입할 수 없게 돼 각종 대출을 최대한 일으켜 집을 사는 이른바 ‘영끌’도 어려워진다.

토허구역 지정으로 신규 아파트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기존 실거주 의무 완화 방안이 동일하게 적용돼 세입자가 있는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매수해 올해 말까지 토지거래 허가를 받는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가 최장 2년 유예된다.

정부가 규제에 나선 이유는 반도체 업계 특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개통 등으로 이들 지역 집값이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화성 동탄 아파트 가격은 6월 한 달간 1.62% 상승했고, 구리와 용인 기흥은 각각 1.27%, 1.06% 올랐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에 따른 투기를 차단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반도체 호황 영향이 있는 인근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탄-기흥-구리 토허제 지정]
반도체 성과급-증시 호황 등 영향… ‘셔세권’ 동탄-기흥 집값 급등세
구리는 강남권 인접 수요 몰려… “갭투자 막히면 사고팔기 어려워”
금융위, 대출규제 강화 조치 논의
경기 화성시 동탄구 동탄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김모 씨는 30일 오전 10시부터 부동산 10곳을 돌며 전용면적 84㎡ 집을 매물로 내놨다. 이날 정부가 동탄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하자 규제가 적용되기 전 급하게 집을 팔기로 결심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액수가 줄어들고,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매수세가 위축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부담돼 집을 내놓으려고 한다”며 “시세인 17억 원으로 내놨지만, 가격은 협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규제지역 등으로 지정된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에서는 집주인과 매수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규제로 거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이들 3개 지역이 규제지역과 토허구역 등을 동시에 적용받으며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인근 지역으로 오름세가 번지는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문의 전화만 10통, 호가 3억 원 내린 매물도”

규제지역 확대 소식이 알려지며 이날 동탄구에서는 호가를 수억 원 내린 매물들이 속속 나왔다. 동탄역 인근에서 영업하는 이정헌 공인중개사는 “오늘 정책 발표 후 문의 전화만 10통이 넘게 왔다”며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를 어제 21억 원에 내놨다가 오늘 3억 원 낮춰 18억 원에 다시 내놓은 집주인도 있다”고 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동탄역 롯데캐슬 30평대 아파트 집주인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가 급하게 1억 원을 내렸다”고 했다.

신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3개 지역은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동향 기준으로 올해 들어 6월 넷째 주(22일)까지 동탄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구리는 7.87%, 용인 기흥은 6.21% 올랐다.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는 ‘삼전닉스’ 직원들의 출퇴근이 편리한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지역으로 반도체 업계 성과급 지급 등이 확정되며 집값 상승폭이 확대돼 왔다. 구리는 서울 강남권과 인접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미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수억 원씩 오른 뒤여서 ‘뒷북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탄 지역의 임조순 공인중개사는 “예정된 신축 공급이 없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전월세가 올해 초에 비해 30%는 오른 상황이라 규제를 적용해도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 대출 막아 투기 수요 차단

금융위원회는 이날 관계 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규제지역 추가 지정에 따른 대출규제 강화 조치를 논의했다. 규제지역 지정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강화 외에 전세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규제지역 내 3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새로 살 수 없다. 규제지역 지정 이후 해당 지역에서 3억 원 초과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도 전세대출을 못 받는다.

이들 지역은 기존에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15억 원 이하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2억 원 아파트의 경우 규제지역 지정 전에는 주담대 최대 한도인 6억 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했지만, 규제 이후에는 LTV 40%를 적용받아 4억8000만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토허구역 지정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어려워지면서 실수요가 아닌 투기성 매수세는 당분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규제 영향으로 거래가 줄어들며 오름세도 다소 진정될 수는 있겠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인근 지역으로의 풍선 효과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동탄의 경우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규제 효과가 맞물려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규제지역의 중저가 단지나 인접 비(非)규제지역으로 실수요자 매수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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