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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가치는 로망에 있지 않다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6.06.30 21:01

‘찬밥 신세’ 언제나 끝날까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유독 타운하우스 시장은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타운하우스는 분양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으며 분양가 대비 수억원 하락한 곳도 눈에 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타운하우스는 다소 모호한 개념이다. 건축법상 타운하우스란 이름의 주택이 별도로 분류돼 있지도 않다. 시장에서는 테라스형 빌라부터 블록형 단독주택까지 넓은 범주로 사용된다. 아파트를 세울 수 없는 토지를 아파트처럼 쪼개서 팔려고 시도한 개발은 대부분 타운하우스란 이름을 앞세웠다.

타운하우스가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시기는 2020년 전후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밀집 공포가 있던 시절,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의 새로운 대안’이란 평가도 받았다. 땅값이 비교적 저렴한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타운하우스가 집중적으로 공급되며 일부 단지는 수백 대 1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새롭게 짓는 타운하우스는 수억원 할인 분양에도 새 주인을 찾기 어렵다. 일부 선호 지역을 제외하면 분양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거래되거나 아예 거래가 끊긴 단지도 상당수다.

수도권 타운하우스 매매가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경기도 양주 타운하우스 ‘힐스테이트양주옥정파티오포레’ 전경. (윤관식 기자)
아파트 대안? 외면받는 타운하우스

분양가 대비 수억씩 하락…거래 드물어

서울 지하철 1호선 덕계역에서 차를 타고 경기도 양주 옥정신도시 방향으로 약 1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양주우체국 사거리가 나온다. 덕계역을 뒤로하고 양주우체국 방면으로 우회전해 안쪽 도로인 월정로를 따라 들어가니 넓게 펼쳐진 타운하우스가 등장한다. ‘힐스테이트양주옥정파티오포레’다. 양주 옥정신도시 일대 16만5000여㎡(약 5만여평) 부지에 건설한 지하 1층~지상 3층, 총 809가구 대규모 블록형 단독주택이다. 모든 가구는 전용 84㎡로 구성됐다.

2022년 분양해 지난해 6월부터 입주했지만 1년이 지난 요즘 분위기는 좋지 않다. 1호선 역과 거리가 멀고 분양가(최소 8억원)가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높게 책정돼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주옥정파티오포레3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10% 이상 하락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위치한 ‘공세라피아노’는 상황이 훨씬 더 좋지 않다. 이 단지는 대지면적 1만7795㎡ 규모에 지하 2층~지상 3층, 총 94가구로 조성됐다. 2023년부터 분양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약 40%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워낙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입지적 장점이 없고 분양가 또한 높게 책정돼 오랜 기간 시장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물론 수도권 모든 타운하우스가 찬밥신세인 것은 아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부산 방향)에서 차를 타고 서판교IC를 거쳐 안양판교로를 따라 움직이면 멀리 고급빌라 느낌의 주택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산운마을1~3단지 ‘월든힐스’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판교 타운하우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전반적으로 고즈넉하면서도 사생활이 잘 보호된 단지라는 느낌을 받는다. 산운마을1~3단지는 최고 4층 높이로 2010년 준공했다. 약 20년 전 분양 당시부터 ‘판교 비벌리힐스’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시장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산운마을 여러 단지는 고가에 거래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산운마을3단지 전용 204㎡는 올해 5월 33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7~8월 같은 면적 매물이 20억원대 후반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가격 방어가 잘 되는 모습이다. 산운마을7단지 전용 131㎡는 올해 5월 32억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 시세가 26억~2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억원 상승했다.

산운마을 여러 타운하우스는 지형이 가파른 편이고 언덕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판교 생활권에 위치해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운중초·중·고교가 자리 잡았다. 개발 호재도 있다. 월곶판교선 서판교역이 산운마을7단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중산운사거리에 들어선다.

판교처럼 집값이 비싼 지역 타운하우스만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김포한강신도시 운양역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운양라피아노1차’ 또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라피아노1차 501~503동에 위치한 전용 84㎡ 매물은 올해 6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6억원대 초중반)와 비교하면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큰 폭의 상승세로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감가상각이 심한 타운하우스 특성을 감안하면 가격 방어가 안정적이다. 결국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보다 입지와 교통, 생활 인프라 등이 중요하고 기본적인 주거 환경을 잘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

공사비 급등으로 공급 사라질 수도

두 가지 상반된 사례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타운하우스 시장의 양극화’다. 직관적으로 얘기하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입지가 아닌 경우 타운하우스는 시장에서 생존조차 어려워졌다.

타운하우스 양극화는 아파트와 성격이 다르다. 아파트는 단지별로 규모가 크고 시장이 아무리 침체기라 해도 기본적인 수요가 있다. 타운하우스는 수요가 극히 제한적이다. 수도권 내 극히 일부 타운하우스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나머지 단지는 문의조차 드물다.

타운하우스가 투자자 선택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환금성이다. 아파트와 달리 수요가 제한적이고 정보 자체가 부족해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은 주거 목적도 있지만, 자산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집값이 오르면 좋겠지만 적어도 떨어지진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매수에 나선다.

아파트는 워낙 정보가 많고 규격화돼 시세 파악이 쉽다. 타운하우스는 개별적 성격이 강해 적정 매수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 부동산 상승기에 아파트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타운하우스는 큰 폭의 변화가 없다. 반면 시장 침체기가 되면 거래 절벽이 먼저 발생해 원하는 시기에 처분하기 어렵다.

환금성 문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며 타운하우스에 거주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전·월세로 노선을 바꾼다. 타운하우스 상당수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80%에 이른다. 그만큼 타운하우스는 구입 후 거주하기보단 빌려서 거주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관리비용이나 보안 문제 또한 발목을 잡는다. 아파트 대비 가구 수가 현저히 적어 관리비 부담이 상당하다.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는 입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수도권에 공급하는 타운하우스 대부분은 도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좋지 않고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러 이유로 수도권 타운하우스 시장은 앞으로도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공사비 급등과 수요자 외면으로 수도권 내 타운하우스 공급은 아예 사라지거나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운하우스 환금성이 낮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공사비 급등 등 여러 이유로 향후 수도권 타운하우스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그나마 입지 좋은 곳에 공급된 일부 타운하우스는 희소가치가 부각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6호(2026.07.01~07.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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